[박영석 中 미답봉 원정대 등정기]<4>1차 시도 실패

  • 입력 2008년 5월 3일 03시 00분


‘머나먼 정상.’ 박영석 원정대장(오른쪽)이 눈이 쌓인 중국 쓰촨 성 미답봉 다둬만인을 힘겹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박 대장은 첫 번째 정상 공격에 실패했다. 신싱=김성규 기자
‘머나먼 정상.’ 박영석 원정대장(오른쪽)이 눈이 쌓인 중국 쓰촨 성 미답봉 다둬만인을 힘겹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박 대장은 첫 번째 정상 공격에 실패했다. 신싱=김성규 기자
중국 쓰촨 성 미답봉 첫 번째 정상 공격에 실패했다.

그간 열흘이나 눈과 짙은 안개 등 악천후로 등반 자체를 하지 못해 속을 썩였던 박영석(45·골드윈코리아 이사, 동국대OB) 대장.

그는 지난달 30일 새벽 텐트 밖에 나갔다가 하늘에 별이 떠 있는 것을 보고 바로 대원들을 깨운 후 짐을 챙겨 다둬만인(6380m)으로 향했다. 베이스캠프 아래 오른쪽 산모퉁이를 돌아 동쪽 계곡을 탔다. 눈이 계곡 전체를 메워 스키장 슬로프 같은 길이었다.

오전 7시부터 10시간을 걸은 끝에 5200m 높이에 텐트를 쳤다. 3900m 높이의 베이스캠프에서 고도를 1300m나 높인 것이다.

하지만 다둬만인은 쉽게 정상을 내주지 않았다. 대원들은 캠프1에서 위쪽으로 큰 언덕을 넘어 800m 높이의 급경사 벽을 만났다. 9시쯤 벽을 넘어섰지만 다둬만인의 정상은 보이지 않았다. 또 하나의 산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 왼쪽 아래 완만한 계곡을 타고 3시간에 걸쳐 산을 넘었다. 비로소 다둬만인의 정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봉우리는 곳곳에 균열이 나 있는 위험한 ‘세락(serac·얼음봉우리)’이었다. 가져온 로프는 이미 모두 소모한 상황. 대원들의 체력도 바닥났기에 철수했다.

박 대장은 “6000m급에서 이렇게 험준한 산은 처음이다. 캠프1과 다둬만인 정상 중간에 캠프2를 구축해 구간별로 나눠 등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싱=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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