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올림픽” “성화봉송 반대” 시위대 충돌

  • 입력 2008년 4월 28일 02시 59분


■ 베이징올림픽 성화 서울 봉송

2008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이 이뤄진 27일 서울시내 곳곳에서 성화 봉송을 환영하는 중국인들의 집회와 중국의 티베트 정책, 탈북자 정책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동시에 벌어져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환영 vs 저지

기독교사회책임의 서경석 목사 등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저지 시민연대 회원’ 18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성화 봉송 행사가 열린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문’ 부근에서 탈북자 강제 송환과 티베트 시위 무력 진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독일 출신 의사로 북한 인권운동을 벌여 온 노르베르트 폴러첸(48) 씨 등 외국인 인권 운동가 4명도 참가했다.

시위대는 오후 2시 20분경 첫 성화 봉송 주자인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봉송을 시작하자 중국 공안에 끌려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퍼포먼스와 인권 탄압을 상징하는 포승에 묶인 오륜기를 선보이며 구호를 외쳤다.

이에 행사장 근처에 모여 “자유(加油·파이팅) 중국, 자유 올림픽”을 외치던 중국인들이 시위대에 달려가 충돌했다.

일부 중국인은 성화봉송저지시민연대 회원 10여 명이 “No Human Right, No Olympic(인권 없이는 올림픽도 없다)”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반인권국가 중국의 성황 봉송을 반대한다”고 외치자 시위대에 돌멩이, 쇠파이프, 금속절단기 등을 던졌다.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중국인에겐 축제 vs 한국인에겐 소란

국내 거주 중국인들은 이날 성화 봉송 구간마다 거리로 나와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올림픽공원에는 국내 거주 중국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약 5500명의 중국인이 모였다.

이들은 20, 30명씩 모여 중국 국가를 부르고 일부는 오성홍기를 몸에 두른 채 공원과 거리를 뛰어다녔다.

한국기술교육대에서 유학 중인 한하오(22) 씨는 “오늘은 한국에 있는 중국인들에게 축제와 같은 날이라 전국의 각 대학에 있는 중국인 학생회를 통해 연락이 됐다”며 “2008년은 중국에 ‘축제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중 일부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티베트는 영원히 중국의 땅’ ‘One China(하나의 중국)’ 등 최근 티베트 사태와 관련된 플래카드를 들고 나왔다.

경북대 유학생 둥빈(27) 씨는 “티베트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땅인데 한국 사람들이 역사적인 문제를 잘 몰라 한국 내에서 티베트에 대한 독립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같다”며 “티베트 사람들은 중국의 관심 아래 잘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시민은 성화 봉송과 관련된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측의 책임이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부 서모(40) 씨는 “올림픽 정신은 기본적으로 평화에 있다”며 “티베트 사태를 포함해 최근 중국 정부가 평화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 성화 봉송을 반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광장에서 성화 점화 행사를 마친 올림픽 성화는 이날 오후 11시 9분경 인천국제공항에서 서해직항로를 통해 북한 평양으로 옮겨졌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신원건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신원건 기자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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