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도전은 계속된다”

  • 입력 2008년 2월 10일 02시 52분


세계적인 산악인이자 탐험가인 박영석(45·골드윈코리아 이사·사진) 대장의 베링 해협 도보 횡단 도전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박 대장은 지난해 3월 베링 해협 횡단에 나섰다가 실패한 뒤 1년의 기다림 끝에 이달 중순 도전에 나설 예정이었다.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도전이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베링 해협은 러시아 시베리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바다로 최단 거리는 88km. 겨울에는 떠다니는 유빙들을 징검다리 삼아 건너는 것이 가능하지만 세찬 바람과 조류 때문에 유빙들이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도보 횡단은 지금까지 단 두 팀만 도전에 성공했다. 박 대장은 지난해 첫 도전에서 목적지를 27km 남겨 두고 갑작스러운 태풍에 휘말리면서 중도 포기했다.

올해 도전이 무산된 이유는 러시아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 박 대장은 “출발 지점이 러시아의 군사 요충지에 있어서 러시아의 여러 정부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올해는 어떤 이유에선지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며 “올해는 이미 늦었고 허가가 떨어지면 내년 초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베링 해협 횡단은 미뤄졌지만 올해 박 대장의 도전 리스트는 빡빡하다.

4월에는 아직 아무도 정상을 밟아 보지 못한 중국의 6000m급 처녀봉 2개를 오를 계획. 박 대장은 “그동안 중국 당국이 등정을 불허했던 봉우리들인데 내가 처음 등정 허가를 받아 가게 됐다”고 말했다.

9월에는 지난해 5월에 시도했다 실패한 에베레스트(해발 8850m) 서남벽 등정에 다시 나설 계획. 당시 도전에서 박 대장은 혈육과도 같은 두 동료(오희준, 이현조 대원)를 잃었다.

박 대장은 “그 어려운 길을 왜 또 가느냐”는 질문에 “가야지요. 도전이 제 삶이고 인생이니까요”라고 짧게 답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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