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빙상스타’ 백은비

  • 입력 2007년 1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돌아온 한국 빙상의 ‘미녀 스타’ 백은비(28·춘천시청·사진). 그는 신사중 1학년 때 태극마크를 단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대들보.

○ 4년 전 한국 첫 메달 획득 후 슬럼프

1990년 제2회 삿포로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벌써 다섯 번째 동계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백은비에게 가장 뜻 깊은 대회는 4년 전 제5회 아오모리 대회. 그는 오랫동안 1500m, 3000m 장거리에서 국내 1위를 지켰지만 국제 대회에서는 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그런 그가 아오모리 대회에서는 3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고 1500m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아오모리에서 보람을 가장 많이 느꼈습니다. 모든 노력을 보상받았다고 할까요.”

하지만 메달 획득 이후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곤욕을 치렀다. 메달 박탈 얘기까지 나왔지만 정밀검사 결과 금지약물이 아닌 단순 소화제 성분으로 최종 판정을 받았다.

이 대회 이후 팬 카페가 5개나 생길 만큼 ‘깜짝 스타’로 떠올랐지만 대개 그렇듯 곧 잊혀졌다. 여기에 성적도 부진했고 부상까지 겹쳐 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그렇게 가고 싶었던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도 나가지 못했다. 개막 이틀 전 갑자기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백은비가 출전하는 1500m 기준기록을 2.5초나 앞당기는 바람에 0.5초 모자라 출전하지 못하게 된 것.

“충격이었죠.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는 생각에 운동에 대한 의욕을 모두 잃었어요. 아킬레스힘줄을 다쳐 2005년 말부터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면역기능까지 저하돼 몸 상태도 말이 아니었어요.”

지난해 5월에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이런저런 안 좋은 일들이 겹치면서 의욕을 잃어가다 갑자기 ‘이러다 선수 생활이 끝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 작년 말 대표팀 복귀 “1500m 메달 도전”

대표팀에서 빠졌던 백은비는 따로 개인훈련을 시작했고 12월 대표 선발전을 통해 다시 대표팀에 복귀했다.

“이번이 대표 선수로서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 같아요. 대회에 나갈 때마다 욕심이 앞선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이번엔 마음을 편하게 먹고 경기에 임하려고 해요.”

백은비는 31일 1500m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창춘=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