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현대야구단 인수하면…“목동구장 고쳐 야간경기만”

  • 입력 2007년 1월 1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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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경기장이 관건이다.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해 프로야구단 참여를 선언한 농협중앙회는 연고지로 서울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적극 돕겠다는 방침이다. 이상일 KBO 운영본부장은 16일 “농협이 2000년 SK의 창단 때 현대가 받은 연고지 분할 보상금 54억 원을 떠맡아 기존 서울 팀인 LG와 두산에 지급하는 순간 서울에 입성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상주인구만도 1000만 명이 넘는 수도 서울에 변변한 야구장이라고는 지은 지 26년 된 잠실구장 하나밖에 없다는 점. ‘한국 야구의 산실’이었던 동대문구장은 연말에 철거될 운명이고, 목동구장은 시설 보완이 절실한 상태이다. 그나마 동대문과 목동구장도 초중고교와 대학, 실업의 각종 경기가 시즌 때면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빽빽하게 잡혀 있다.

동대문구장의 철거 보상 차원에서 서울시가 야구장과 주민 생활체육 공간으로 몇 군데 용지를 제공할 계획이지만 프로 경기를 할 만한 야구장을 짓기에는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평가이다.

따라서 농협의 현대 인수가 성사되더라도 당분간 서울 경기는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농협 측과 함께 목동구장을 현지 답사한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목동구장에서 주로 경기를 하고 일부는 동대문구장에서 하는 한편 리틀과 초등학교 경기는 장충리틀구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농협노동조합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이날 각각 성명서를 내고 농협의 프로야구단 인수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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