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박차고 나온 그들 “고맙다, 도하”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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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동부의 가드 강대협(29·188cm)은 2000년 프로 데뷔 이후 농구 판을 떠돌았다. 고려대 졸업과 동시에 200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당시 현대(현 KCC)에 지명 받았지만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LG→SBS(현 KT&G)→모비스→SK를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동부로 갔다. 지난 시즌까지 5시즌 동안 평균 득점 3.8점, 1.4어시스트. 초라한 성적표다.

올 시즌 프로농구 최대 ‘변수’로 꼽힌 도하 아시아경기 대표팀 차출은 그에겐 주전 도약을 위한 기회였고 그는 이 기회를 멋지게 살리며 농구 인생의 반전을 이끌어 내고 있다. 동부는 시즌 초반 주포인 양경민이 징계로 장기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고 지난달 6일 김주성이 대표팀으로 빠져나갔다.

강대협은 2명의 주전이 빠지자 평균 출전시간을 31.5분으로 크게 늘렸고 평균 13득점에 1.9어시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앨버트 화이트(18.3득점)와 자밀 왓킨스(13.6득점) 등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손규완(14.5득점)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로 올라 선 것. 팀도 대표 차출 이후 5승 3패로 선전하고 있다.

다른 팀에서도 ‘대표 차출 공백 무대’에서 무명 돌풍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삼성은 대표팀 차출로 전력 누수가 가장 심한 팀. ‘높이’를 책임지던 서장훈(207cm)과 이규섭(197cm)이 팀에서 빠진 것. 대표 2명이 빠진 것은 삼성이 유일하다. 그런데 이 둘이 빠진 이후 6승 1패로 상승세다. 그 주역 중 2명이 이전까지 주로 벤치를 지켰던 가드 이원수(180cm), 이정석(183cm). 이 둘은 100m를 11초대에 달리는 스피드를 무기로 평균 10득점 안팎을 올리는 활약을 하고 있다.

전자랜드에서는 프로 5년차 정선규가 역시 대표로 차출된 김성철의 공백 무대에서 평균 출전시간을 16분에서 22분으로 늘리며 팀 내 득점 4위인 평균 10.3득점을 올리고 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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