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한화 신예 뜻밖 부진속 노장들 활약따라 승부 엇갈려

  • 입력 2006년 10월 16일 02시 58분


코멘트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1차전을 진 한화가 2차전 선발로 정민철(34)을 예고했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한화의 에이스는 투수 3관왕에 빛나는 류현진(19)이기 때문.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패한 뒤 승부를 뒤집은 팀은 5전 3선승제를 기준으로 1996년 현대가 유일하다. 통계적으로도 2차전은 한화 그만큼 중요했다.

그런데 올 시즌 7승 13패(평균자책 3.93)로 류현진(18승 6패), 문동환(16승 9패), 송진우(8승 8패)에 이어 팀 내 다승 4위에 불과한 정민철이라니….

하지만 14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2차전에서 ‘정민철 카드’는 멋지게 들어맞았다.

현대 김재박 감독의 ‘작전 야구’는 철저히 막혔다. 주자가 자주 출루를 못하니 작전 여지가 없었던 것. 정민철은 5와 3분의 1이닝 동안 20타자를 맞아 5안타로 1점만 내주며 승리를 따냈고 이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정민철은 초구 승부에서 140km대 중반의 빠른 직구, 때로 100km의 느린 커브나 120km 중반의 슬라이더로 변화를 주며 현대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현대는 0-4로 뒤진 6회 1사 1루에서 한화의 바뀐 투수 권준헌을 집중 공략하며 3-4까지 따라 붙었지만 7회 한화 특급 마무리로 구대성(38)이 나오자 상황 종료. 구대성은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은 ‘노장’들의 무대다. 류현진이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만루홈런을 맞는 등 부진했듯 팀 내 다승 2위(12승 10패)인 현대의 ‘젊은 피’ 장원삼(23)은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나와 1회 김태균에게 2점 홈런을 맞는 등 3회를 넘기지 못했다.

야수 쪽도 마찬가지. 현대는 플레이오프 1차전 1회 예상치 못한 ‘히트앤드런(치고 달리기)’전에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한 전준호(37)와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7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포수 김동수(38)도 돋보인다. 한화는 2차전에서 김민재(33), 신경현(31)이 안타 2개씩을 때리고 조원우(35)가 6회 결승타점을 올리는 등 서른을 훌쩍 넘긴 선수들이 맹활약 중이다.

수원=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