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노히트 노런…삼성 브라운 8회까지 잘 던지다 안타허용

  • 입력 2006년 8월 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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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은 실력에 운까지 따라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천기누설’로 부정을 타서는 안 된다.

투수가 달성하기 힘든 대표적인 기록엔 노히트 노런이 있다. 1982년 출범 후 올해까지 25년간 정규 시즌에서 노히트 노런은 10번밖에 안 나왔다.

바로 그 진기록이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경기에서 나올 뻔했다. 주인공은 삼성의 외국인 선발 투수 제이미 브라운. 그는 초반부터 LG 타자들을 쉽게 상대해 나갔다. 4회 2사 후 박용택에게 내준 볼넷이 첫 출루. 5회와 6회 역시 삼자 범퇴로 쉽게 막았다.

삼성 타선은 0-0이던 6회 말 공격에서 김대익과 김창희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내 브라운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브라운이 7회에도 삼자 범퇴를 기록하자 기자실에서 마침내 노히트 노런 가능성을 언급하는 ‘천기누설’이 나왔다. 운명의 8회. 선두 타자 서용빈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브라운이 대타 이병규를 상대로 2루수 앞 병살타를 엮어내자 대기록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이제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4개. 그러나 갑자기 긴장이 풀린 탓일까. 브라운은 박기남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허용해 대기록을 놓치고 말았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즉시 브라운을 빼고 특급 마무리 오승환을 투입했다. 8회 2사 1루에서 등판한 오승환은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8개 구단 최초로 30세이브 고지에 올라섰다. 브라운은 7승째. 8회 4점을 추가한 선두 삼성은 6-0으로 이겨 50승 고지를 밟았다.

현대는 롯데의 끈질긴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8-6으로 승리해 2위로 뛰어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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