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 기습번트… 23호 홈런… ‘원맨쇼’

  • 입력 2006년 6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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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이승엽이 18일 라쿠텐과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2회 비거리 140m짜리 대형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요미우리 이승엽이 18일 라쿠텐과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2회 비거리 140m짜리 대형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관중도, 상대팀 선수들도, 심지어는 자기 팀 선수까지 속았다.

요미우리 4번 타자 이승엽(30)이 18일 도쿄돔에서 열린 라쿠텐과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뜻밖의 ‘깜짝쇼’를 선보였다.

1-2로 뒤진 6회말 2사 1, 3루에 볼카운트는 1스트라이크 2볼. 누가 생각해도 한 방을 노릴 만한 상황이었다. 왼손 투수 가와모토 야스유키의 손을 떠난 4구째 커브(115km)가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그런데 이승엽은 어느새 번트 자세를 잡고 있었다.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기습 번트. 허를 찔린 상대 내야 수비진은 손쓰지 못했다. 도쿄돔을 찾은 4만115명의 팬도 깜짝 놀랐다. 문제는 주루 플레이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한 3루 주자 스즈키 다카히로조차 어쩔 줄 모른 채 가만히 있었다는 것.

2사 후였기 때문에 스즈키는 무조건 홈으로 뛰어야 했다. 그러나 상상하지 못한 이승엽의 번트에 스즈키는 3루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 때문에 요미우리는 천금 같은 동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계속된 2사 만루 찬스가 이어졌지만 5번 타자 조 딜런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요미우리는 결국 1-2로 패했다.

이승엽이 번트를 시도한 것은 4월 9일 주니치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이승엽은 7회 무사 1, 2루에서 벤치의 사인으로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 후 이승엽은 번트를 댈 기회도, 이유도 없었다.

이승엽은 이날 2회 첫 타석에서 왼손 선발 가와이 다카시의 커브(115km)를 당겨 쳐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대형 솔로 홈런(비거리 140m)을 터뜨렸다.

시즌 23호로 2위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20개)와는 3개 차.

4회에는 좌중간으로 떨어지는 안타를 쳤지만 8회 2사 1, 3루 찬스에선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이날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성적은 타율 0.331에 51타점 54득점이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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