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단지…선수들 “뛰어보니 호흡 어려울 정도”

  • 입력 2006년 6월 14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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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 기자
김동주 기자
거대한 덮개를 닫은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사진)은 마치 큰 솥단지처럼 보였다.

그 속에서 90분간을 전력질주한 양 팀 선수단은 파김치가 돼 있었다. 이날 낮 기온이 31도로 올라갔고 경기장은 그보다 더 덥게 느껴졌다. 주최 측은 전날 경기장 뚜껑을 덮고 오후 3시에 기온을 측정한 결과 27도였다고 밝혔다. 경기장에 사람들이 가득 차면 더 덥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덮개를 완전히 덮는 것은 아니다. 조금 틈을 두고 덮기 때문에 그 사이로 바람이 들어온다. 그리고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찬 공기는 내려오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며 순환했다. 수만 명의 관중이 내뿜는 열기는 제대로 환기가 안 되는 솥단지 안에서 달아올랐다.

하루 전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했던 이천수는 “뛰어 보니 숨이 막히더라. 호흡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어차피 조건은 한국이나 토고나 모두 같다”며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조건에서 뛰고 난 선수들은 대단한 체력전을 펼쳤기 때문에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했다. 다음 경기에 영향이 없을 리 없다.

주최 측이 굳이 뚜껑을 덮고 경기를 진행한 것은 TV 중계 때문이다. 한쪽에는 그늘이 지고 한쪽에는 햇빛이 들어 반사되면서 화면이 제대로 안 잡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예 뚜껑을 닫은 것이다.

6월 독일의 햇살과 더위가 이번 월드컵 경기력의 큰 변수가 됐다.프랑크푸르트=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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