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각지에서 집결한 교민과 한국에서 도착한 원정 응원단은 재독한인연합회 주최로 정오부터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 내 아고라광장에 모여 응원가와 구호를 연습했다. 개그맨 이경규 김용만, 가수 황보 등도 경기장을 찾기에 앞서 응원 대열에 합류했다. 구름 한 점 없이 내리쬐는 강한 햇볕 속에서 붉은 티셔츠와 태극기가 물결치는 가운데 주변 일대를 뒤흔드는 ‘대∼한민국’ 함성에 박람회장을 찾은 독일인들도 갈채를 보냈다.
경기가 열린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에는 아침부터 붉은 옷차림의 한국인 2000여 명이 표를 사기 위해 장사진을 이뤄 이목을 끌기도 했지만 입장권 구입에 실패하고 합동 응원 장소를 향해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지하철은 응원 장소를 안내하는 한국어 방송을 내보내 고국에서 온 응원단을 기쁘게 했다.
프랑크푸르트를 울린 ‘대~한민국’붉은 함성
프랑크푸르트 현지 붉은악마-교민들의 열띤 장외응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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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아고라광장은 경기 시작과 함께 광화문 사거리 일대를 연상시키는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교포응원단 ‘붉은 호랑이’는 공식 팬 축제장소인 마인 강변의 마인아레나에서 북한 예술단과 함께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경기가 끝나자 직접 경기를 관람한 관중과 아고라광장, 마인아레나의 응원 인파는 도보로 시내 관광 중심지인 뢰머광장으로 일제히 행진했다. 1974년 자국 주최의 월드컵에서 우승한 서독 대표팀이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 앞에서 자랑스레 우승 승전보를 알렸던 곳. 32년이 지나 이 광장은 발 디딜 틈 없는 붉은 색으로 뒤덮였다.
‘대∼한민국’의 함성과 응원가, 사물장단이 어우러지는 거리 응원에 독일인들은 경탄을 감추지 못했다. 10일 파라과이전을 응원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를 찾았던 붉은 십자 티셔츠 차림의 잉글랜드 축구팬들도 붉은 물결에 가세해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패션숍을 경영하는 한 독일인 사업가는 “독일인들도 이번 월드컵에서 대거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일사불란하게 구호를 외치는 모습은 상상도 못했다. 한마디로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오후 10시까지 열렬한 응원을 펼친 응원단은 교민이 운영하는 한식당에서 비디오로 녹화해둔 승리 장면을 다시 보거나 인근 퍼브 등에서 경기 내용을 떠올리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프랑크푸르트를 울린 ‘대~한민국’붉은 함성
프랑크푸르트=유윤종 특파원 gustav@donga.com
프랑크푸르트 현지 붉은악마-교민들의 열띤 장외응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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