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 ‘붉은 함성’ 지축을 흔들다

  • 입력 2006년 6월 14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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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까지 퍼져라, 우리의 함성”13일 밤 월드컵 한국-토고전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일대와 시청앞 서울광장에 50만여 명(경찰 추산)의 응원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구 사옥인 일민미술관에서 화려한 폭죽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이종승 기자
“독일까지 퍼져라, 우리의 함성”
13일 밤 월드컵 한국-토고전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일대와 시청앞 서울광장에 50만여 명(경찰 추산)의 응원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구 사옥인 일민미술관에서 화려한 폭죽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이종승 기자
불꽃처럼 터뜨려라 승리의 골을…월드컵 한국-토고 경기가 열린 13일 밤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서 폭죽이 터지자 거리응원을 나온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동아일보사는 한국의 승리를 기원하는 폭죽을 터뜨렸다. 전영한 기자
불꽃처럼 터뜨려라 승리의 골을…
월드컵 한국-토고 경기가 열린 13일 밤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서 폭죽이 터지자 거리응원을 나온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동아일보사는 한국의 승리를 기원하는 폭죽을 터뜨렸다. 전영한 기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국토 최남단 제주 마라도에 이어 동쪽 끝 독도까지 대∼한민국.’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이 독일 월드컵 첫 경기인 토고전에서 첫 승을 거둔 13일 밤 한반도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사찰과 성당은 물론 교도소 병원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은 목이 터져라 승리를 만끽했다.

이날 경기 시작 5시간 전인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전국 257곳에서 165만여 명(경찰 추산)이 모여 거리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태극전사들이 멋진 장면을 연출할 때마다 우레와 같은 함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등 서울 도심은 물론 각 대학 캠퍼스와 술집 음식점 등지에서도 응원 함성이 드높았다.

일부 응원 인파는 한국이 2-1로 승리를 거두자 자리를 뜨지 못한 채 14일 오전 1시부터 시작된 스위스-프랑스 경기까지 보고 자리를 뜨기도 했다.

이천수 안정환 골 골…토고전 짜릿한 역전승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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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물결’=13일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광화문 일대에는 붉은 티셔츠를 입은 50만여 명(경찰 추정)이 운집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서는 주한 네덜란드대사관 측이 방석 2000여 개를 나눠 줬다. 또 개발도상국에 사랑의 축구공 보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도 바로 옆에서 대형 세계지도(가로 세로 1.8m)를 설치하고 개도국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희망 메시지 쪽지를 붙인 시민들에게 응원용 문신스티커, 장갑, 나팔 등을 나눠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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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고, 짜릿한 골장면
[신연호]“토고전 전술변화 돋보였다”
월드컵 G조 예선 대한민국-토고
월드컵 E조 예선 이탈리아-가나
월드컵 E조 예선 체코-미국
월드컵 F조 예선 일본-호주
월드컵 D조 예선 포르투갈-앙골라
월드컵 D조 예선 멕시코-이란
월드컵 C조 예선 네덜란드-세르비아몬테네그로
월드컵 C조 예선 아르헨티나-코트디부아르
호주-일본, 주요 득점 장면
체코-미국, 주요 득점 장면
이탈리아-가나, 주요 득점 장면

초대형 응원무대와 전광판이 설치된 서울광장에서는 오후 5시부터 공연이 시작돼 가수 정수라 클론 인순이 장윤정 등이 토고전 승리를 기원하며 열창했다.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오후 6시 50분부터 윤도현밴드 싸이 세븐 태진아 임형주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응원쇼가 열렸고 응원단 5만 명이 경기장 내 대형 전광판 4대로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전국 각지의 큰 술집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며 한잔을 들이켜는 손님들로 붐볐다. 일부 술집은 손님들에게 응원수건, 막대풍선, 나팔 등 응원도구와 맥주를 무료로 나눠 주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광화문과 강남, 신촌 일대에는 승리를 자축하는 인파로 가득했다.

▽대학가도 ‘대∼한민국’=대학가는 길거리응원전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는 교내응원전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위해 붉은 티셔츠, 머플러, 머리띠를 각각 1000여 개 준비하고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 10개를 학생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홍익대 총학생회도 학교 정문 앞에서 응원 행사를 준비했으며 서강대 학생들은 오후 10시부터 교내 청년광장에서 주먹밥을 먹으며 경기를 관람했다.

▽나도 한몫=국내 거주 외국인 근로자들도 한국팀 응원에 나섰다.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근로자 100여 명은 붉은 티셔츠를 입고 꽹과리, 북 등을 치며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카페에 모여 “오! 필승 코리아”라고 외치며 한국의 승리를 기원했다.

전국의 교도소와 구치소 수용자들은 법무부 방침에 따라 1만2000여 개의 수용실에 설치된 TV를 통해 토고전을 지켜봤다. 서울 영등포교도소에서는 수용자들이 최대 10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방별로 모여 응원전을 벌였다.

▽종교계도 들썩=하안거(夏安居)에 들어간 스님들이 TV를 보며 응원전을 펼치는가 하면 성당과 교회도 ‘대∼한민국’으로 들썩였다.

전남 장성군 백양사는 하안거에 들어간 스님들에게 토고전의 시청을 허용했다. 3개월 동안 외부와 출입을 끊고 참선 수행하는 스님들의 TV 시청은 극히 이례적인 일. 안거 중엔 선방(禪房)에 칩거해 TV 시청이나 신문도 일절 허용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광주 남동성당은 오후 7시 반 미사가 끝난 뒤 교육관에 빔 프로젝터를 설치해 신부와 신자들이 함께 응원에 나섰다.

한국마사회(KRA) 제주본부는 이날 국토 최남단인 제주 남제주군 마라도에서 제주경마공원 기수, 대학생, 어린이, 사물놀이패와 마라도 주민 100여 명이 참가해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 앞 광장에서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독도의 경비대원 40여 명 가운데 근무에 투입되지 않은 20여 명은 내무반의 TV 앞에 줄지어 앉아 ‘응원전투’를 펼쳤다. 대원들은 후반 27분 안정환 선수의 역전골이 터지자 ‘독도는 한국 땅, 한국팀은 16강!’을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이천수 안정환 골 골…토고전 짜릿한 역전승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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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경기장의 붉은 악마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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