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월드컵]‘마지막 1%’ 宋 웃고 車 울다

  • 입력 2006년 5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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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차두리의 이름은 최종 엔트리 23명에 없었다. 차두리는 예비 엔트리 5명에 뽑혔다. 연합뉴스
결국 차두리의 이름은 최종 엔트리 23명에 없었다. 차두리는 예비 엔트리 5명에 뽑혔다. 연합뉴스
‘1%의 웃음과 눈물.’

부상과 이혼과 침체의 긴 터널을 거치며 다시 한번 비상의 날개를 단 송종국(수원 삼성). ‘무한질주’라는 별명과 함께 파워 넘치는 경기력을 보여 주었지만 최후의 선택을 받지 못한 차두리(프랑크푸르트).

두 선수는 2006 독일 월드컵 엔트리를 놓고 최후까지 경합했다. 두 선수 모두 2002 한일 월드컵의 주역인 데다 오른쪽 수비수로 포지션도 겹쳐 최대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송종국을 택했다.

송종국은 지난해 10월 K리그에서 왼쪽 발목을 다치며 시련기를 맞았다. 뼈와 뼈 사이에 물이 차고 고름이 생기는 고질병이 그를 괴롭혔다. 긴 재활훈련에 나섰지만 올 1월 ‘아드보카트호’의 해외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3월부터 소속팀 경기에 나서면서 대표팀의 수비 보강을 위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그 자신도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은 심정은 300%”라며 절실한 희망을 표현했다. 그러나 오랜 부상에 시달려 체력과 경기 감각을 완전히 되찾지 못한 점이 지적돼 엔트리 발표 직전까지 발탁을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수비수로서 검증된 선수라는 점, 앞으로 계속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준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송종국의 경우 오른쪽 수비수와 미드필더로 모두 활약할 수 있다”고 평했다. 또 1 대 1 수비에 강하고 공격 가담 능력이 좋아 ‘진화된 수비수’라는 평도 그에게 힘을 실었다. 2002년 당시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 등 쟁쟁한 스타들을 꽁꽁 묶었던 송종국은 세계적인 왼쪽 수비수 이영표(토트넘 홋스퍼)와 함께 다시 한번 ‘좌영표 우종국’의 명성을 떨칠 계기를 마련했다.

차두리는 소속팀 프랑크푸르트에서 오른쪽 수비수와 측면공격수를 오갔다. 그러나 두 군데 포지션에서 모두 확실한 ‘비교 우위’를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작용했다. 차두리는 2006 월드컵 개최지인 독일 현지에서 오랫동안 활약해 현지 적응력에서 비교우위에 있고 체력과 힘이 좋아 돌파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오랜 부진을 겪으며 선발 출전하지 못하는 경기가 많았고 세밀한 개인기가 떨어진다는 평소의 평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차두리는 월드컵 기간 중 MBC TV에서 해설을 맡을 계획이다. 아버지 차범근 씨와 함께 같은 방송국에서 해설하게 돼 한국 최초의 부자 해설가가 된다. MBC 관계자는 “차두리가 방송을 하고 싶어 해 엔트리에서 탈락할 경우 해설을 하기로 사전에 협의했다. 이미 중계 AD카드까지 받아 놓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차두리의 탈락은 그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독일에서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이다”라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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