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의 결단… 혼혈인 만남등 공식행사 예정대로

  • 입력 2006년 4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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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스 워드가 7일 어머니 김영희 씨와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를 방문했다. 워드와 김 씨는 주위의 지나친 관심에 피곤해하면서도 몰려든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용인=연합뉴스
하인스 워드가 7일 어머니 김영희 씨와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를 방문했다. 워드와 김 씨는 주위의 지나친 관심에 피곤해하면서도 몰려든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용인=연합뉴스
역시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 스틸러스)는 진정한 프로였다.

북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한국계 흑진주 워드는 8일 오후 4시 열리는 프로야구 두산-LG의 개막전 시구를 하겠다고 7일 오후 늦게 최종 결정했다.

워드는 한국 방문에 앞서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자원했지만 “나에 대한 지나친 관심 때문에 지쳤다. 이젠 좀 쉬고 싶다”며 시구를 취소하겠다고 6일 대리인에게 통보했다. 워드의 국내 법률 대리인인 임상혁 리인터내셔널 변호사에 따르면 워드는 “어머니와 시간을 못 가져 안타깝다”며 8일 오후 1시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펄벅재단 주최 혼혈 아동과의 만남 행사를 제외하고는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비롯해 제주도 여행 등 다른 일정을 취소했다.

하지만 NFL 슈퍼볼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미국을 넘어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워드는 고민 끝에 “수많은 팬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시구를 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김승영 두산 단장은 “워드의 시구 취소 소식을 듣고 놀랐다. 공식적인 통보가 없어 계속 설득 작업을 벌였는데 결국 워드는 팬을 버리지 않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워드 모자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이유는 언론의 치열한 취재 경쟁 때문. 가는 곳마다 취재진이 몰려들어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는 바람에 모자는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공식 행사는 물론이고 비공식 나들이에서도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 7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나들이도 비공식 행사였지만 100여 명의 취재진이 따라붙었다.

이날 에버랜드에서 어머니 김영희(59) 씨와 즐거운 한때를 보낸 워드는 “나에 대한 지나친 관심에 한국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 한국을 많이 알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 씨도 “아들에게 모든 것을 보여 주고, 또 먹여 주며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 줄 계획이었는데 기자들이 너무 많아 마음대로 나가지 못해 갑갑했다”며 그간의 불편했던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워드는 11일 열리는 출국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이용해 돈벌이에 급급한 모 출판사와 마치 공식 대리인인 것처럼 행동한 한 업체를 직접 거론하며 경고할 예정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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