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WBC 준결 재격돌]“해외파? 국내파? 우리는 한국파!”

  • 입력 2006년 3월 18일 03시 05분


웃음꽃 한국 한국야구대표팀 더그아웃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해외파와 국내파 선수들의 탄탄한 팀워크는 한국의 4강 진출에 원동력이 됐다. 구대성 박찬호 김병현(왼쪽부터) 등 한국 선수들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예선전에서 밝은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웃음꽃 한국 한국야구대표팀 더그아웃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해외파와 국내파 선수들의 탄탄한 팀워크는 한국의 4강 진출에 원동력이 됐다. 구대성 박찬호 김병현(왼쪽부터) 등 한국 선수들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예선전에서 밝은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병현(콜로라도)은 16일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 앞서 난데없이 TV 중계화면에 등장했다. 경기 예고를 하는 방송 캐스터와 해설자의 뒤에 웃는 얼굴로 슬며시 나타나 장난을 친 것. 평소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가 적은 김병현이 이처럼 달라진 모습을 보인 데는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좋았기 때문.

WBC에서 6전 전승으로 준결승전까지 내달린 한국의 더그아웃은 언제나 웃음이 넘쳤다.

특히 해외파와 국내파의 조화는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당초 한국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대회를 앞두고 팀워크를 걱정했던 게 사실.

선동렬 투수코치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자존심과 개성이 강해 혹시 국내 선수들과 불협화음이 날까 조심스러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던 것.

한국 대표팀 선수 30명 가운데 해외파는 7명이며 국내파는 23명. 저마다 내로라하는 스타를 자처하는 이들은 출신과 자존심을 드러내기보다는 모자 왼편에 새긴 태극 문양의 의미를 가슴에 간직한 채 오직 승리라는 목표만을 향해 똘똘 뭉쳤다.

해외파의 맏형인 박찬호(샌디에이고)는 투수진을 리드하며 후배들을 꼼꼼하게 챙겼다. 후배 투수 전원에게 신발을 사줬고 응원 온 한국 선수 가족들을 선수들과 함께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능숙한 영어로 후배들의 통역을 맡은 것도 그였다.

당초 WBC 출전을 망설이며 지난해 말 최종 엔트리 발표 때도 이름이 빠졌던 서재응은 뒤늦게 합류를 결정한 뒤 선발로 2승을 책임져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주장 이종범(기아)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자율 속에서도 선수단의 체계적인 질서를 유지하는 데 앞장섰다.

특히 일본 무대에서 뛰다 국내에 컴백한 이종범, 구대성(한화)과 지난 시즌 일본 롯데에서 뛰다 요미우리로 옮긴 이승엽은 일본 야구에 대한 깊은 지식을 동료들에게 전달하며 전력 분석을 거들었다.

비록 타석이나 마운드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았지만 2루수 김민재(한화)와 유격수 박진만(삼성), 3루수 이범호(한화) 등은 묵묵히 내야에서 철벽 수비를 펼쳤다.

국내에서 간판스타로 이름을 날린 박명환(두산) 송지만(한화) 김재걸(삼성) 등도 비록 출전 기회는 적었지만 더그아웃에서 열띤 응원을 펼쳤다.

팔꿈치 부상으로 2라운드 들어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한 홍성흔(두산)은 특유의 끼를 앞세워 분위기 메이커로 떠올랐다.

선발과 마무리를 넘나들며 3세이브를 올린 박찬호는 “국내 선수들과 어울려 정겹게 훈련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기뻐했다.

선 코치는 “서로 양보하고 위해 주다 보니 어떤 팀과 맞붙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3월을 뜨겁게 달군 그들 모두는 영웅이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