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박지성 “프리미어리그 적응 문제 없어요”

  • 입력 2005년 10월 4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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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문제없어요. 팬들과 언론이 너무 조급한 것 같아요."

2일 풀럼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한국축구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4일 귀국한 '더벅머리 총각'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의 얼굴은 밝았다. 여유와 자신감도 넘쳐흘렀다.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어요. 지금 같은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면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1분을 뛰더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면 반드시 기회는 올 것입니다."

박지성이 맨체스터에 합류해 벤치를 지킬 때마다 '박지성 주전 빨간불' 등으로 부정적인 기사를 쓴 일부 언론 보도 때문에 부담을 느꼈다는 게 아버지 박성종(47) 씨의 전언. 박성종 씨는 "지성이가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주전 빨간불이라고 보도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이날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주전으로 뛸 것으론 생각하지 않았어요. 출전시간이나 경기 수에 대해 상당히 만족합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적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거에요. 어떤 포지션이든 100% 소화할 자신이 있습니다"며 시간을 두고 기다려줄 것을 간접적으로 주문했다.

다음은 박지성과 일문일답.

-새로 출범하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 체제의 국가대표로 선발됐는데.

"대표팀이 새로 시작하는 만큼 나 역시도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하고 감독님에게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풀햄전 이후 동료들의 반응은.

"모든 선수들이 잘했다고 한 마디씩 해줬다."

-풀햄전에서 잘한 이유는.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매 경기 적응하려고 노력했고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출전시간이 긴 경기도 있었고, 아주 짧은 경기도 있었는데.

"특별히 그런 부분에 신경 쓰지 않았다. 출전시간이나 경기 수에 대해 상당히 만족한다. 앞으로도 기회가 적을 수도 있고 많을 수도 있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란전에 이영표와 차두리가 오지 못하는데.

"대표팀이 항상 원하는 모든 선수를 데리고 경기를 할 순 없다. 다른 선수들이 빈 자리를 잘 채워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네덜란드리그와 프리미어리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일단 경기 템포 자체가 잉글랜드가 훨씬 빠르다. 선수들의 체격 조건도 좋고 몸싸움도 훨씬 더 거친 것 같다."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주전경쟁을 하고 있는데.

"어느 선수와 주전경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선수들이 인정을 받고 있고 어느 누가 경기에 나가든 충분히 실력이 되고 실력이 뒤바뀔 입장은 아니다. 누가 컨디션을 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내 컨디션을 잘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2일 이영표의 토트넘과 맞대결을 하는데.

"영표형이 뛸 지 내가 뛸 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우리 팀이 이겨야 한다. 홈경기인 만큼 우리로서는 승점 3점이 꼭 필요한 경기다. 영표형이 마음 속으로 잘하길 바랄 수는 있겠지만 경기장에 들어서면 우리팀의 승패가 가장 중요하다."

-풀햄전은 상당히 플레이가 공격적이었는데.

"특별히 다른 플레이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맨체스터에서도 항상 내가 가지고 있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그렇다고 이전 경기가 특별히 나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른 점은 이번에는 공격포인트로 연결됐다는 것뿐이다."

-풀햄전 전반 45분 팀 세번째 골상황에서는 욕심이 없었나.

"나보다 분명히 좋은 위치에 선수가 있으면 팀을 위해서 당연히 패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당시에는 반 니스텔루이가 나보다 골을 넣을 수 있는좋은 위치에 있었다."

-두 번째 골은 루니가 들어가는 걸 보고 패스를 했나.

"안보고 찔러줬다고 할 수는 없을 것 아닌가."

-이젠 골 욕심도 날텐데.

"공격수로 골 욕심이 나는 건 당연하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팀플레이에도 처음 보는 선수들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좋아지고 있고,특별히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팀이 어떤 포메이션을 쓰든 내가 맡은 위치에서 잘할 자신이 있고 포메이션 변화에는 개의치 않는다."

-맨체스터에서 지내는 것은 어떤가.

"생활하는 것은 구단이 잘 도와주고 있어서 지내고 적응하는 데 문제점이 없다."

-새 감독이 2002년 멤버에 대해 기대가 많은데.

"팀의 일원으로서 팀을 돕는 건 당연하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폴 스콜스와의 관계는.

"스콜스를 비롯해서 모든 선수들과 아주 잘 지내고 있다. 나에게도 상당히 잘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문제될 것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포지션이 다른데.

"포지션 변경에 따라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맡은 포지션에서는 100%를 항상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다."

-2002월드컵 때 선수였던 홍명보가 코치로 왔는데.

"그 당시에도 나와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났다. 지금 코치로 온 것이나 그 때 마음이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본다. 선수와 코칭스태프간의 의사소통은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

-반 니스텔로이나 반 데 사르가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 얘기를 해준 것이 있나.

"두 선수에게 직접 물어봤다. 좋은 감독이고, 대표팀을 잘 끌고 나갈 수 있는 감독이라고 얘기를 해줬다. 나 역시도 잘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와 이영표(28·토트넘 홋스퍼)는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영표와 차두리가 부상으로 이란전에 뛰기 어렵다고 판단해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인천=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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