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경북, 연장12회 장충 울렸다

  • 입력 2005년 6월 30일 03시 14분


코멘트
“늦었어”“아웃이야.” 29일 열린 제5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서울고-공주고 경기. 공주고 이동주(왼쪽)가 3회말 1사 만루에서 김재현의 중견수 뜬공 때 홈으로 달려들었지만 서울고 포수 송종웅에게 태그아웃되고 있다. 안철민 기자
“늦었어”
“아웃이야.” 29일 열린 제5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서울고-공주고 경기. 공주고 이동주(왼쪽)가 3회말 1사 만루에서 김재현의 중견수 뜬공 때 홈으로 달려들었지만 서울고 포수 송종웅에게 태그아웃되고 있다. 안철민 기자
고교야구의 묘미는 ‘예측불허’. 미세한 실력 차이를 보이는 ‘미완의 대기’들이 벌이는 경쟁이다보니 한순간의 집중력 차이에서 승부가 결정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29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5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경북고와 장충고의 경기.

경북고가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7-4로 승리해 16강에 합류했다. 3-4로 뒤지던 경북고는 8회 추교준의 내야안타와 이민걸의 2루타로 4-4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북고는 연장 12회초 볼넷 2개로 만든 2사 1, 2루에서 정병곤이 2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행운의 안타를 터뜨려 결승점을 뽑았다. 서울고는 이번 대회 한 팀 최다인 12안타를 앞세워 공주고에 12-4,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안타-보내기번트-적시타’의 ‘정석 야구’로 3회까지 매회 2점씩 뽑아낸 서울고는 3회 1실점한 뒤 4회 실책과 3안타를 내주며 3실점해 6-4로 쫓겼다.

하지만 균형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서울고는 6회초 선두타자부터 연속 3타자가 볼넷을 골라내 무사만루의 찬스를 잡았고 동요한 상대 내야 실책이 겹치며 쉽게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6회에만 안타 하나 없이 4사구 5개와 상대 실책 2개를 묶어 5점을 추가. 서울고 우완 정통파 투수 임태훈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3안타 3실점(비자책)으로 올해 전국대회 첫 승을 따냈고 타격에서도 3타수 2안타 1타점의 활약을 펼쳤다.

한서고는 올해 늦깎이로 마운드에 입문한 졸업반 박성환의 ‘맞혀 잡기’ 호투와 타격에서의 집중력 우위를 앞세워 대전고에 4-0의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박성환은 삼진은 3개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9이닝 동안 5안타 2볼넷만 내주며 대회 2호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한서고는 1회말 1사 2루에서 신철균의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뒤 김문홍의 우중간 2루타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한서고는 이후에도 안타를 터뜨린 2회와 7회에 어김없이 추가점을 올렸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오늘의 스타…한서고 박성환 ▼

“원래 던지는 데는 자신이 있었어요.”

대전고와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따낸 한서고 투수 박성환(18·사진)은 불과 한 달 전까지 2루수였다. 지난달 말 청룡기대회를 앞두고 최인수 감독은 에이스인 홍명찬이 어깨를 다쳐 마땅히 마운드에 세울 선수가 없자 임시방편으로 야구 센스가 뛰어난 박성환을 대회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투수 훈련을 시킨 것. 최 감독은 “한번 시켜봤는데 곧잘 한다”고 말했다.

박성환은 이날 최고 시속 137km의 직구에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구사했다. 한 달 남짓 익힌 것 치고는 놀랍다. 공식 등판은 이번이 세 번째. 청룡기 예선에서 1이닝을 던졌고 최근 무등기 본선 1회전에서 6이닝 동안 4실점.

내발산초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박성환은 “투수보다는 이종범(기아) 같은 뛰어난 내야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