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주먹의 비참한 말로…타이슨 재기전 TKO패

  • 입력 2005년 6월 13일 03시 09분


“이것이 바로 나의 마지막이다. 맞다, 끝났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39·미국)의 몰락은 비참했다. 타이슨은 12일 미국 워싱턴 MCI센터에서 열린 케빈 맥브라이드(32·아일랜드)와의 헤비급 논타이틀전에서 6회 TKO패 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대니 윌리엄스(32·영국)와의 재기전에 이어 두 번 연속 재기전에서 KO패한 타이슨은 은퇴를 선언했다.

5회부터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타이슨은 6회에 버팅과 상대의 팔을 꺾는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주의를 받았고 펀치를 맞지 않았는 데도 스스로 링 위에 주저앉기도 했다. 타이슨은 결국 7회 경기에 나서지 않아 TKO패가 선언됐다. 통산 50승(44KO) 6패. 타이슨은 “나는 지쳤다.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내 가슴속에서 투지가 사라졌다. 내가 120살 먹은 노인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1986년 20세로 당시 최연소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해 천하무적으로 군림했으나 1990년 제임스 더글러스(미국)에게 충격의 KO패를 당한 이후 하향세를 그렸다. 강간 혐의로 복역하는가 하면 경기 도중 상대의 귀를 물어뜯는 엽기행동을 보이기도. 타이슨은 그동안 2300억 원을 벌었으나 낭비벽으로 다 날렸고 알려지지 않은 이번 경기 대전료가 그의 유일한 재산.

한편 타이슨은 이종격투기 진출을 노리고 있으나 링 안팎에서 완전히 지쳐 투지를 잃은 그가 잘해 낼지는 의문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