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태권V’ 한방으로 끝냈다

  • 입력 2004년 8월 30일 0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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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성(왼쪽)이 30일 태권도 남자 80kg이상급 결승에서 공격해 들어오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그리스)의 턱에 강력한 뒤돌려차기를 성공시키고 있다. 문대성은 이 한방으로 니콜라이디스를 KO시키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아테네=연합
문대성(왼쪽)이 30일 태권도 남자 80kg이상급 결승에서 공격해 들어오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그리스)의 턱에 강력한 뒤돌려차기를 성공시키고 있다. 문대성은 이 한방으로 니콜라이디스를 KO시키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아테네=연합
문대성(삼성에스원)이 화끈한 KO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0일 아테네 팔리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04아테네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이상급 경기에서 문대성은 자신보다 신장이 8cm나 큰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그리스)의 얼굴에 왼발 뒤돌려차기를 작렬시켜 1라운드 2분10초만에 통쾌한 KO승을 거뒀다.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업은 니콜라이디스가 큰 동작의 발차기를 할 때 정확한 받아치기로 1점을 먼저 따낸 문대성은 앞차기를 시도하는 상대를 뒤돌려차기로 정확히 턱에 맞혀 간단히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문대성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경기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모두 휩쓰는 그랜드슬램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8개의 금메달이 걸린 이번 대회에 남녀 2명씩 4명을 출전시킨 한국은 여자 57kg급의 장지원(삼성에스원)과 문대성이 금메달을 땄고 남자 68kg급의 송명섭과 여자67kg급의 황경선(서울체고)이 동메달 2개를 보탰다.

87년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96년 첫 국가대표가 된 문대성은 99년 6월 캐나다 세계선수권 헤비급, 2002부산아시아경기 헤비급을 제패하며 태권도 중량급의 확실한 간판스타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한국 태권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태권도 종합 1위 자리를 대만에 빼앗겨 종주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대만은 금메달 2개에 은메달 1개를 보태 태권도 종합 순위에서 한국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한국은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0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한 것을 비롯, 세계선수권과 아시아경기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여태껏 단 한번도 종합 우승을 놓친 적이 없었다.

‘아테네의 충격’으로 불릴 이번 사건은 ‘부메랑 효과’ 때문. 태권도 출전 60개국 중 한국인 사범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나라는 전체의 3분의1이 넘는 23개국이나 된다.

대만에선 이동완 코치가 지난해부터 대표팀 지도를 해왔고 부산아시아경기 한국 대표팀 코치였던 대만국립대학 조임형 코치는 남자 58kg급 우승자 주무옌을 특별 조련했다.

60개국이 참가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세계 각국이 태권도를 단기간에 메달권에 근접할 수 있는 전략종목으로 육성해왔지만 한국은 자만심에 빠져 기술 향상에는 소홀했던 게 사실. 대표 선발전 때마다 의혹이 불거지는가 하면 워낙 선수층이 두텁다보니 올림픽에 2회 연속 출전한 선수가 없어 경험부족이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18세 소녀 황경선이 대표적인 경우. 반면 미국은 스티븐 로페즈가 남자 80kg급에서 우승,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아테네=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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