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창]‘그리스판 만만디’…곳곳 공사중인데도 느긋

  • 입력 2004년 8월 9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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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아테네엔 아직도 공사하는 곳이 많다.

전 세계 기자들이 모여 일하는 메인프레스센터(MPC) 역시 곳곳에서 인부들이 눈에 띈다. 아테네 시내에 올림픽 경기장 표지판이 설치된 것도 불과 1주일 전이다. 공항과 시내를 연결하는 외곽순환도로 건설도 3년을 끌다 최근 개통됐다고 한다. 이래서야 대회가 제대로 치러질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하지만 정작 그리스인과 200명에 이르는 한국 교민들의 반응은 다르다. 낙천적인 데다 언제나 느긋하게 서두르는 법이 없는 그리스인의 성격을 감안하면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는 것. 도로 개통도 평소 같았으면 10년은 족히 걸렸을 거라는 얘기. 대회 관계자들은 개막이 아직 남았지 않느냐며 그 안에 모든 걸 마칠 거라고 여유 만만한 표정.

아테네에서 연수하고 있는 한 한국 유학생은 “그리스에서는 되는 것도 없지만 안 되는 것도 없다”면서 “그리스 사람들은 너무 친절하기 때문에 웃고 넘어갈 때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리스인에게 길이라도 물으면 목적지까지 직접 데려다 주기도 하고 문제가 터지면 비록 빨리 해결할 수는 없어도 자세히 설명하며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철학의 나라답게 늘 대화로써 상대방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태도.

하드웨어는 어설퍼 보이지만 소프트웨어 만큼은 섬세하다고 할까. 그래서인지 ‘우려 반, 기대 반’이라는 이번 대회 전망이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아테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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