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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31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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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그리스에서 열리는 아테네 올림픽 성화 국내봉송자로 뽑힌 ‘소년 산악인’ 김영식군(18·대구 영진고 3년)은 “정말 제가 뽑혔어요?”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군은 아테네 올림픽 공식후원사인 코카콜라의 추천을 받아 이번 성화 봉송에 참여하게 됐다. 120명의 국내 성화봉송자는 서울시와 삼성전자,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코카콜라가 나누어 선정했으며 코카콜라는 이 중 42명을 뽑았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 88년 서울올림픽 양궁2관왕 김수녕 등 스포츠 스타들과 고교생인 김군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뛸 수 있게 된 것은 그가 산악계에선 널리 알려진 유명인이기 때문.
김군은 94년 7월 여덟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 김태웅씨(51·엔지오산악회 회장)와 함께 알프스 최고봉인 스위스 마터호른(4478m)에 올라 화제가 됐다. 이 세계 최연소 등반은 기네스북 및 95년부터 99년까지 고등학교 1학년 영어교과서(지학사)에 소개됐다.
아버지 김씨는 아들에게 호연지기를 길러주기 위해 세 살 때부터 산에 데리고 다녔다고.
김군은 95년에는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5963m)에 올라 다시 최연소 등정자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98년에는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6195m), 99년에는 유럽 최고봉 엘부르즈(5633m), 2002년에는 남미 최고봉인 아콩카과(6962m·이상 www.everestnews.com 기준) 등정에 성공했다. 세계 7대륙 최고봉 중 4개봉을 정복한 것.
코카콜라의 홍보대행을 맡고 있는 강희경씨(시너지힐앤놀튼)는 “김군의 도전정신이 코카콜라가 벌이는 건강 캠페인 ‘레츠 다이내믹’과 부합돼 인터넷 투표 결과에 관계없이 선발했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김군의 희망은 세계적인 산악인이 되는 것. 그는 “산의 매력은 아직 잘 모르지만 그걸 알기 위해 산에 가는지도 모르겠어요”라고 제법 산악인다운 말을 한다. 대학에 들어가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 등 남은 3개의 7대륙 최고봉 도전에 나설 계획.
김군이 성화봉송 구간 중 어느 지점을 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군은 “기왕이면 시민들이 많이 응원해 주는 데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세 살 난 아들을 업고 일본 후지산에 올랐던 아버지 김씨는 “영식이가 성화봉송자로 뽑혔다는 말을 듣고 너무 좋아한다”며 “새벽에 등교해 밤늦게 집에 돌아오는 고3 수험생이지만 성화를 봉송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아들과 함께 서울에 올라가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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