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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3일 0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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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기술고문인 거스 히딩크 아인트호벤 감독(58)이 차기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네덜란드 축구의 영웅’ 빔 얀센(58)을 추천했다. 지난달 네덜란드를 방문한 가삼현 대한축구협회 국제국장과 만난 자리에서다.
가 국장은 아인트호벤 소속 박지성 이영표의 대표팀 차출 문제 협의차 네덜란드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히딩크 감독 면담이 주 목적. 히딩크 감독이 얀센을 추천한 사실은 네덜란드 권위지인 데 텔레그라프지와 잉글랜드의 저명한 축구칼럼니스트 랍 휴스에 의해서도 확인됐다.
대한축구협회 기술고문인 히딩크 감독이 추천한 인물은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 0순위. 지난해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과 브뤼노 메추 전 세네갈대표팀 감독이 후보로 올랐을 때 히딩크 감독이 추천한 쿠엘류 감독을 최종 발탁할 정도로 축구협회는 그의 견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 왜 추천했을까.
히딩크 감독이 지난해 쿠엘류 감독을 추천한 이유는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스피디한 플레이를 펼치는 한국축구대표팀에 쿠엘류 감독이 섬세하고 유연한 조직력을 접목해 주기를 기대했던 것. 이 시도는 빗나갔고 한국대표팀은 스피드, 체력, 승부근성까지 잃어버렸다. 이에 히딩크 감독은 자신이 추구했던 ‘전원공격, 전원수비’의 네덜란드 식 ‘토털사커’를 재가동할 지도자로 자신과 동갑이자 70년대 네덜란드 ‘토털사커’의 핵이었던 얀센을 추천한 것. 네덜란드와 벨기에, 스코틀랜드를 거쳐 일본프로축구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얀센이 유럽과 동양 축구를 고루 알고 있는데다 영어 구사 능력도 탁월해 협회 관계자나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으리라는 점도 추천 이유 중 하나.
○ 얀센은 누구?
얀센은 국내 축구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요한 크루이프와 함께 축구영웅으로 꼽힌다. 74년 독일월드컵과 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에 출전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로 크루이프, 네스켄스 등과 호흡을 맞춰 월드컵 연속 준우승을 이룬 주역이다.
지도자로서는 페예노르트(네덜란드)와 로케렌(벨기에), 셀틱(스코틀랜드) 감독을 거쳐 일본 히로시마 산프레체와 우라와 레즈 감독을 맡았다. 얀센은 셀틱을 이끌며 97∼98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룩한 적이 있다. 얀센은 선수 발탁과 조련에 뛰어난 지도자로 꼽힌다. 그가 셀틱 감독 시절 65만파운드(약 13억원)에 페예노르트에서 영입한 스웨덴 출신 스트라이커 라르손에 대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팀이 최근 1500만파운드(약 300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한 것은 얀센의 선수 보는 눈이 얼마나 탁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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