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펀지그린 나 어떡해”…한희원-박지은 오버파 부진

  • 입력 2003년 9월 4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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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휠라코리아)이 아스트라컵 제17회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입술을 꼭 다문 채 힘찬 드라이버티샷을 날리고 있다. 부산=연합
한희원(휠라코리아)이 아스트라컵 제17회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입술을 꼭 다문 채 힘찬 드라이버티샷을 날리고 있다. 부산=연합
‘해외파’ 한희원(휠라코리아)과 박지은(나이키골프)이 느린 그린에 발목이 잡혔다.

4일 부산 아시아드CC(파72)에서 열린 아스트라컵 제17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2억원) 1라운드. 올해 미국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둔 한희원과 상금랭킹 3위를 달리고 있는 박지은은 부푼 기대 속에 고국 무대에 올랐지만 낯선 코스와 잔뜩 물을 먹은 스펀지 같은 그린 때문에 애를 먹었다.

2년 만에 국내대회에 출전한 한희원은 버디 4개와 보기 6개로 2오버파를 기록, 공동 23위에 머물렀다. 순수 국내대회에는 첫선을 보인 박지은도 버디 1개에다 보기를 4개나 해 3오버파로 공동 31위.

대회 개막 이틀 전에 귀국해 시차에 시달린 데다 유일한 연습라운드 기회였던 전날 프로암대회마저 나쁜 날씨 때문에 취소되면서 코스 분석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황. 여기에 폭우로 그린 잔디를 제대로 깎지 못해 평소보다 절반 이하로 느려진 그린 스피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같은 조에서 맞대결한 한희원과 박지은은 똑같이 3퍼팅을 2차례 했고 짧은 거리의 버디 퍼팅을 번번이 놓쳐 타수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한희원은 8번홀부터 11번홀까지 4홀 연속 버디를 낚으며 기세를 올렸으나 12, 13, 14번홀 줄보기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버디 여왕’이라는 별명답지 않게 버디 잡기가 어려웠다는 박지은은 5번홀(파5)에서 특유의 장타로 첫 버디를 잡은 뒤 6, 7번홀 연속 보기로 흔들렸고 후반 들어서도 12번홀과 17번홀에서 보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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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은 “전반 9홀은 코스를 모르고 쳤다”고 말했다. 박지은도 “컨디션은 좋았다. 핀을 때리고 나온 공만 6, 7개는 됐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출전선수 108명 가운데 5명만이 언더파. 대회 본부는 2라운드부터는 그린 스피드를 빠르게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미국LPGA투어 1차 퀄리파잉 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한 ‘슈퍼루키’ 송아리(17)는 설레는 마음으로 치른 프로 데뷔전에서 2오버파를 쳤다. 송아리는 “조금 긴장되긴 했어도 신났다. 주위에서 관심을 갖고 성원해줘 힘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악조건 속에서 ‘무명’ 문지영(MU스포츠)은 버디 5개에 보기 2개로 3언더파를 쳐 ‘깜짝 선두’에 나섰다. 지난해 6월 남자프로골퍼 이준영과 결혼한 문지영은 지난해 한솔레이디스대회에서 거둔 준우승이 최고성적일 뿐 2000년 프로 데뷔 이후 우승이 없다.

한편 2000, 2001년 우승자 강수연(아스트라)은 1오버파(공동 14위)로 선전했고 국내 여자프로골프 상금왕 2연패를 노리는 이미나는 6오버파로 무너졌다. 2언더파의 전미정(테일러메이드)은 단독 2위.

부산=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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