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김병현 ‘보스턴 수호천사’

  • 입력 2003년 7월 13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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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김병현의 애칭·사진)’가 마운드에 오르면 보스턴이 이긴다.

미덥지 못한 불펜진 때문에 불안에 떨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그래디 리틀 감독과 선수들은 이제 확고한 ‘승리 방정식’을 갖게 됐다. 1m78의 ‘작은 거인’ 김병현(24)의 등판은 곧 승리라는 믿음이다.

2일부터 선발투수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뒤 9와 3분의 1이닝 동안 평균자책 제로(0). 5차례의 세이브 기회에서 단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어 세이브 성공률 100%다. 8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점수를 내줘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당시 김병현은 1-1 동점상황에서의 등판이었고 1점도 야수실책 때문에 내준 것으로 자책점이 아니었다.

또 그가 ‘소방수’로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 뒤부터 보스턴은 12경기에서 8승4패의 가파른 상승세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조 1위인 뉴욕 양키스를 1경기 차로 쫓고 있다. 이만하면 테오 엡스타인 보스턴 단장이 왜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트레이드해온 선수”라고 김병현을 치켜세우고 있는지 알 만하다.

보스턴 글로브 등 현지 언론도 칭찬일색. 13일자 보스턴 글로브는 ‘불펜의 슬로건은 사건 종료’라는 기사를 통해 최근 보스턴 불펜진이 15와 3분의 1이닝 동안 무실점을 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리틀 감독은 “김병현이 마무리로 들어오면서 다른 투수들까지 안정을 찾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13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김병현은 철벽 마무리 솜씨를 뽐냈다. 전날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따냈던 김병현은 4-2로 앞선 연장 11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에릭 먼슨에게 안타를 맞고 1사후 다시 안타를 내줘 1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2명의 타자를 삼진과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시즌 5세이브째. 이틀 연속 세이브에 9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부터 4경기 연속 세이브였다. 4-2로 이긴 보스턴은 5연승.

한편 최근 3연패에 빠졌던 뉴욕 메츠의 서재응은 이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선발 6이닝 동안 7안타(1홈런)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던지고 3자책점 이하로 막는 것)’를 했지만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메츠가 2-4로 패배. 서재응은 전반기를 5승5패 평균자책 3.64로 마감하고 후반기를 기약하게 됐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봉중근은 시카고 컵스전에서 중간계투로 2이닝 1안타 무실점했다.

시카고의 최희섭이 출전하지 않아 한국인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고 시카고가 7-3으로 승리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슬러거 배리 본즈(37)는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회 초 우중간 펜스 밖 수영장에 떨어지는 137m짜리 대형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상대투수는 커트 실링. 이로써 본즈는 12년 연속 30홈런을 날려 메이저리그 타이기록을 수립했다. 그는 최근 5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등 양 리그를 통틀어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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