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AG]‘남북 빙상 대부’ 日 해후

  • 입력 2003년 2월 3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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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빙상 대부의 만남’. 강현수 북한총감독(왼쪽)과 전명규 전 대표팀감독이 5년만에 만나 서로를 격려하며 포즈를 취했다. 하치노헤=양종구기자
‘남북한 빙상 대부의 만남’. 강현수 북한총감독(왼쪽)과 전명규 전 대표팀감독이 5년만에 만나 서로를 격려하며 포즈를 취했다. 하치노헤=양종구기자
“형님 이게 얼마 만입니까.”

“기래 명규, 너 참 오래간만이네. 정말 반갑다 야.”

제5회 아오모리동계아시아경기대회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3일 일본 아오모리현 하시노헤시 나가네공원 빙상장. ‘남북 빙상의 대부’가 98나가노동계올림픽이후 5년 만에 다시 만났다. ‘한국 쇼트트랙의 대부’ 전명규 전 대표팀 감독(41·한국체대 교수)과 강현수 북한 총감독(49).

“형님, 일본 TV에 크게 나오는 것을 보니 북쪽에서 지위가 엄청 높아졌구먼요.”(전명규)

“뭬야, 기럴 리 없다. 니가 잘못 봤갔지.”(강현수)

둘은 반가움에 겨워 한참 동안 얼싸안은 뒤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얘기꽃’을 활짝 피웠다.

“명규 니 소식 들었다. 왜 쇼트트랙 국가대표 감독을 그만뒀네. 계속해야 쇼트트랙이 더 발전할 텐데….”

“남쪽엔 유능한 후배들이 많이 있습니다. 후배들에게도 기회를 줘야죠. 이번엔 그냥 개인자격으로 응원왔습니다. 감회가 새롭네요.”

전 감독과 강 총감독의 만남은 89년 하얼빈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이어진다. 당시 코치로 참가했던 전 감독은 강 총감독과 처음 인사를 나눈 뒤 국제대회 때마다 만나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사이.

강 총감독은 76년 몽골청소년대회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금은 북한 동계종목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다.

전 감독은 “강 총감독과는 형님 동생 하는 사이다. 이번 대회엔 감독이 아니라 개인자격으로 응원하러 오니 마음이 편하다. 그러나 출발 총성이 울리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하치노헤시=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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