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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20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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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3시30분 열리는 브라질과 잉글랜드전은 2002한일월드컵 8강전의 최대 이벤트. 전세계 축구 팬의 촉각이 곤두선 것은 물론이다. 이에따라 양팀을 응원하는 서포터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잉글랜드 서포터스는 오랜만에 ‘적수’를 만났다.
잉글랜드는 일본에서 거의 홈 구장 분위기로 경기를 치러왔다. 잉글랜드에서 건너온 극성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워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데이비드 베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인들도 잉글랜드의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서포터스 못지 않은 응원을 했다. 7일 삿포로돔에서 벌어졌던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9000여명의 서포터스가 삿포로에 들어와 시내 곳곳에서 승리를 축하했다. 당시 아르헨티나 서포터스가 1000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응원전에서도 잉글랜드가 압승을 거뒀던 셈. 이번 경기에도 6000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브라질을 만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시즈오카 경기장에서 불과 30km 떨어진 하마마쓰는 브라질 교민이 1만2000여명이나 살고 있는 ‘브라질 타운’이다. 공업도시 하마마쓰는 브라질인을 대상으로한 인력 수급 대행 회사가 많은 곳. 브라질인 인력 회사 조합도 하마마쓰에 있다. 주로 공단에서 근무하는 일본계 브라질인이 하마마쓰 브라질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이 조직적인 응원에 나섰다.
브라질 교민들은 시즈오카 경기장 주변을 ‘포위’하고 잉글랜드 서포터스와 한 판 응원전을 펼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입장권을 들고 경기장을 찾는 잉글랜드 응원단과는 달리 이들은 표가 있든 없든 우선 경기장까지 간다는 생각이다. 경기장에 입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브라질 응원단은 1000여명.
하마마쓰에 사는 한 브라질인은 “가까운 거리에서 경기가 열리는 만큼 브라질 교민들이 노란색 유니폼으로 세 과시를 하지 않겠느냐”며 응원전을 별렸다. 일본내 다른 대부분의 경기장들이 교통편이 불편한 것과는 달리 시즈오카 경기장은 전철 아이노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하마마쓰역에서 아이노역까지는 전철로 30분 거리다. 브라질 응원단이 접근하기 좋은 조건이다.
따라서 18일 시즈오카 경기장 안은 입장권을 가진 잉글랜드 응원단의 분위기, 바깥쪽은 인원이 많은 브라질 응원단의 분위기가 될 전망이다. 잉글랜드 서포터스가 극성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일본에서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경기를 레스토랑에 모여 시청하던 브라질 서포터들이 한 바탕 소동을 벌인 일이 있어 경찰이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요코하마〓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