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佛 평가전]유상철-김남일-박지성 ‘무쇠체력’

  • 입력 2002년 5월 26일 22시 54분



‘중앙 미드필더’ 3인방 유상철(31·가시와 레이솔) 김남일(25·전남) 박지성(21·교토 퍼플상가)이 거스 히딩크 감독의 ‘비장의 카드’로 떠올랐다.

지난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이들 3명을 동시에 투입해 효과를 본 히딩크 감독은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똑같은 카드를 빼들었다. 히딩크 감독은 김남일을 수비 라인 바로 앞 중앙에 세우고 유상철과 박지성은 김남일보다 전진시켜 좌우측에 포진하는 역삼각형 형태로 미드필더진을 구성했다.

‘2중 허리’를 구축한 이들 3명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완벽한 호흡을 과시하며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이 버틴 프랑스와 미드필드 싸움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들은 강력한 압박과 길목을 지키는 지능적인 수비로 지단으로 가는 패스를 원천봉쇄했다. 패스를 받지 못한 지단은 프랑스 진영까지 내려가서 공을 받아야 했고 그만큼 프랑스 공격은 무뎌졌다.

중앙 미드필더 3인방은 공세로 전환할 때는 상대 진영 깊숙이 들어가 프랑스 수비진을 교란시켰다. 전반 16분 터진 동점골은 이들이 엮어낸 완벽한 작품. 김남일이 프랑스 공격을 차단해 중앙선 부근에서 길게 패스하자 공격에 가담한 박지성이 프랑스 수비를 뚫고 동점골을 뽑아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끈질긴 수비, 몸싸움을 피하지 않는 거친 축구를 구사하는 공통점이 있는 이들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사이. 히딩크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봤던 경험이 있는 이들 3명을 동시에 투입시키는 용병술로 경쟁자에서 동반자 관계로 만들었다.

특히 한국의 2002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폴란드가 강력한 압박수비에 약한 면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들 ‘3인방’은 폴란드와의 첫판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적 강호인 잉글랜드와 프랑스전에서 ‘시너지 효과’를 보여준 유상철-김남일-박지성이 이끄는 ‘2중 허리’가 한국축구 16강 진출 목표에 청신호를 밝혀주고 있다.

수원〓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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