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화제]쑥쑥 자라는 산골 '육상남매'

  • 입력 2001년 9월 26일 18시 35분


‘우린 다정한 육상남매.’ 장승희(왼쪽) 은식 남매가 26일 꿈나무대회를 마친 뒤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우린 다정한 육상남매.’ 장승희(왼쪽) 은식 남매가 26일 꿈나무대회를 마친 뒤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우리의 꿈은 트랙에 있어요.”

25, 2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3회 전국꿈나무선발 육상경기대회에 참가한 장승희(고창 공음중 2년), 은식(고창 공음초등 6년) 남매는 육상에 모든 것을 걸었다.

전북과 전남이 맞닿는 경계인 두메산골 고창군 공음면 덕암리의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딸로 태어나 자신들의 꿈을 펼치기 위해 트랙에 몸을 담은 것.

누나 장승희는 ‘꿈나무의 명품’으로 평가받으며 중거리 국가대표에 선발된 노유연(인천 간석여중 2년)을 위협할 라이벌. 25일 열린 여중 2학년 800m에서 2분11초60으로 우승했다. 이는 노유연이 올 전국종별육상대회에서 기록한 2분09초74에 근접한 것. 1m54, 40㎏으로 노유연(1m56, 43㎏)과 비슷하다. 특히 장승희는 지난해 8월 처음 육상에 입문해 1년 만에 눈부신 발전을 거둬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장승희를 지도하고 있는 배상수 코치(고창교육청)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겸비하고 있는 데다 훈련에 대한 욕심도 대단하다”고 말한다. 훈련이 끝난 뒤 보강운동으로 윗몸일으키기를 1만번 이상 한다고.

장승희는 “다음달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노유연을 꺾고 내년엔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생 은식은 누나가 뛰는 것을 보고 따라 뛴 케이스. 역시 26일 초등6학년 1000m에 출전해 2분52초63의 대회신기록(종전 2분53초76)으로 3위에 오를 정도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고창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고창읍내 모양성에서 오르막달리기(힐트레이닝)로 훈련하고 가끔 전주나 정읍으로 나가 트랙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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