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세계선수권]日 왜 잘뛰나 했더니…

  • 입력 2001년 8월 13일 18시 18분


일본 여자마라톤이 세계 무대에서 엄청난 기세로 뜨고 있다.

2000시드니올림픽 여자마라톤에서 ‘일본의 기수’ 다카하시 나오코가 우승한 데 이어 13일 벌어진 2001에드먼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마라톤에서 3명의 선수가 10위 안에 포진하는 등 급부상하고 있는 것.

세계 육상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일본여자마라톤의 ‘깜짝 성장’이 우연이 아닌 투자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여자마라톤의 두꺼운 선수층과 함께 어린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키우는 ‘텃밭’인 수많은 역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일본은 실업팀만 320여개나 되며 보통 한팀당 선수는 5명에서 30명선으로 팀당 평균 10명으로만 잡아도 3000명이 넘는다.

또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역전 경주에다 오사카, 나고야, 도쿄국제여자마라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자마라톤대회를 열어 선수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보다 많이 쌓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만 일본선수 중 2시간26분대 안에 드는 선수가 7명이나 나왔고 올시즌에도 시즌 최고기록(2시간23분11초·1월 오사카)을 세운 시부이 요코를 비롯해 2시간30분대 안에 드는 선수가 13명이나 될 정도다.

특히 시드니올림픽 챔피언 다카하시를 키운 적수화학과 지난해 남자선수로 아시아기록을 세운 후지타 아쓰시의 소속팀 후지쓰 등 비교적 큰 기업은 모두 마라톤팀을 보유하고 있다.

임상규 삼성전자 여자마라톤팀 코치는 “일본은 실업팀도 많지만 사회체육이 발달해 개인적으로 선수등록을 하고 뛰고 있는 일반 선수들도 많아 그 숫자를 제대로 체크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23명의 여자선수만이 등록돼 있을 정도로 그 바탕이 빈약하다. 기록도 97년 권은주(삼성전자)가 2시간26분12초로 한국최고기록을 세운 뒤 계속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일본 여자마라톤 주요 국제대회 성적
93세계선수권 1위아사리 준코 (2시간30분03초)
94히로시마아시아경기 3위후지무라 노구코 (2시간37분03초)
96애틀랜타올림픽 3위아리모리 유코 (2시간28분39초)
97세계선수권 1위스즈키 히로미 (2시간29분48초)
98방콕아시아경기 1위다카하시 나오코 (2시간21분46초)
2000시드니올림픽 1위다카하시 나오코 (2시간23분14초)
2001세계선수권 2위도사 레이코 (2시간26분0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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