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세계선수권]투자없이 열매없다

  • 입력 2001년 8월 6일 18시 42분


6일 열린 남자 해머 던지기 경기에서 일본의 무로후시 고지가 5차시기까지 82m92로 1위를 달리고 있을 때 대한육상경기연맹의 한 관계자는 “무로후시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도 본을 받아 투자를 좀 할 텐데…”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일본은 6일까지 6경기를 마친 가운데 남자 해머 던지기에서 은메달 1개를 따냈고 5, 7, 8위 입상자를 각 1명씩 배출해 초반이지만 종합성적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또 마라톤에서는 5위를 차지한 아부라야 시게루를 포함해 3명이 10위권 안에 들었다. 특히 아시아선수들이 신체조건에서 열세를 보이는 남자 100m에서 아사하라 노부하루(최고기록 10초02)가 준결승까지 올라 단거리에서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면 한국은 기대했던 마라톤에서 이봉주가 자신의 26번 풀코스 도전사상 처음으로 중도에 기권했고 ‘2인자’ 김이용이 54위에 그쳤다. ‘신예’ 임진수의 22위가 최고성적. 여자 포환던지기에서는 이명선(익산시청)이 자신의 최고기록에 훨씬 못 미치는 기록으로 예선탈락하는 등 참담하게 무너졌다. 여자 경보의 김미정(울산시청)과 여자 마라톤의 윤선숙(서울도시개발)이 남아있긴 하지만 이도 세계의 벽과 큰 차이가 나고 있다.

물론 “세계의 벽이 워낙 높은 탓”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이 53명(남자 32,여자 21명)이란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해 세계의 벽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과는 대조를 이뤘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이번 대회에 ‘입상 가능한 선수만 선발’하기로 하고 남자마라톤 3명과 여자마라톤 1명, 경보 남녀 각 1명, 그리고 여자포환던지기 1명 등 7명만을 출전시켰다. 성적이 나올 가능성이 없는 선수를 출전시켜 괜히 ‘시간낭비 돈낭비’ 하지 말자는 의도였다.

결국 한일 두 나라 육상 관계자들의 의식차가 극명한 성적차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에드먼턴〓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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