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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6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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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구치소 출정과에 근무하는 박철규씨(55). 동아마라톤 풀코스에 도전장을 내민 박씨는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20여년 전, 박씨의 몸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군 제대 후 점점 살이 붙기 시작하더니 30대 중반이 되면서 허리 둘레가 45인치가 됐다. 1m71의 키에 몸무게가 103㎏나 되는 비만으로 건강이 나빠졌다. 그러나 80년 당뇨병 판정을 받기 전까지는 늘어나는 체중에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덜컥 당뇨병이라는 진단이 나오자 박씨는 운동을 결심했다. 처음에 시작한 것은 테니스. 그러나 비정상적인 체중 때문에 무릎과 팔꿈치에 이상이 생겼고 결국 등산과 조깅을 병행하는 것으로 ‘종목’을 바꿨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함께 한 끝에 2년 만에 체중이 89kg까지 줄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체중계의 바늘이 그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았다. 박씨는 운동의 강도를 높이기로 하고 매일 아침 집 근처인 인천 연수구 해안도로를 따라 뛰기 시작했다. 달리기의 재미에 빠진 것도 이때. 건강은 급속도로 회복됐고 지금까지 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을 정도가 됐다. 현재 박씨의 체중은 67㎏.
마라톤 대회에 처음 출전한 것은 98년으로 조깅을 해온 ‘경력’에 비하면 꽤 늦은 편이었다. 박씨는 당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뒤 “달리기로 병을 이겨냈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후 7차례 풀코스를 더 뛰었다.
요즘 박씨는 매일 아침 해안도로 17㎞를 달린다. 직장에서는 1.5㎏짜리 모래주머니를 양 발에 달고 다니며 다리 운동을 한다. 퇴근 후에는 헬스클럽에 들러 1시간 동안 러닝머신을 달린다. 여기에 1주일에 한 차례, 매주 토요일 30㎞씩을 달리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99년 발족한 인천구치소 마라톤 동호회
인천구치소 마라톤 동호회가 발족한 것은 99년 가을. 박철규씨가 현재 동호회 총무를 맡고 있는 최승각씨(40)를 설득해 99년 봄에 열린 서울마라톤 풀코스에 함께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마라톤을 좋아하는 직장 동료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그 해 가을 정식으로 동호회가 발족했다. 법무부내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마라톤 동호회다.
현재 회원은 40여명. 이번 동아마라톤에는 박철규씨를 포함한 7명(풀코스 6명, 하프코스 1명)의 회원이 참가 신청서를 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