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세계스타]美여자육상 매리언 존스 '꿈의 5관왕 도전'

  • 입력 2000년 8월 28일 18시 47분


‘21세기의 철녀를 꿈꾼다’.

20세기 최고의 여자 육상선수를 꼽으라면 1순위가 재키 조이너 커시(38·미국)다. 88서울올림픽 멀리뛰기와 7종경기에서 2관왕에 오른 뒤 92바르셀로나올림픽 7종경기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3관왕에 올랐던 커시는 세계선수권에서도 4관왕에 오르며 ‘철녀’로 불렸다. 하지만 커시는 자신의 5번째 올림픽 도전이 될 2000시드니올림픽 미국 대표선발전(멀리뛰기)에서 아깝게 탈락하며 2세기에 걸친 육상계 제패의 꿈을 이루는 데는 실패했다.

커시의 뒤를 이어 새천년 세계 육상의 철녀를 꿈꾸는 선수가 바로 시드니올림픽에서 5관왕을 꿈꾸는 ‘단거리의 여왕’ 매리언 존스(24·미국)다.

역대 올림픽에서 5관왕을 이룬 선수는 1924년 파리올림픽에서 ‘인간기관차’ 파보 누르미가 최초이자 마지막. 특히 여자선수로는 48년 런던올림픽에서 패니 블랭커스―코엔이 4관왕에 오른 것이 최고 기록이다.

이런 상황에서 100m,200m,400m계주,1600m계주,멀리뛰기등 5개 종목에 도전하는 존스의 행보에 전 세계 팬의 기대가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존스의 5관왕 등극가능성은 사실 반반이다. 독무대를 이루고 있는 100m,200m,400m계주등 단거리는 존스의 확실한 금메달밭으로 3관왕은 ‘따놓은 당상’. 문제는 멀리뛰기와 1600m계주다.

5관왕 가도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멀리뛰기는 미국대표선발전에서 시즌 4위 기록인 7m02로 1위로 통과했지만 세계기록(7m52·갈리나 크리스티야코바·러시아)과는 큰 차이가 있다. 또 주종목이 아닌 1600m 계주도 전통적인 강국인 러시아 자메이카등의 도전이 만만찮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또 한가지 걸림돌은 체력. 5개의 금메달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대회 전 기간에 걸쳐 이들 종목의 예선과 결승에 모두 참가해야 돼 엄청난 체력소모가 뒤따른다. 4관왕을 목표로 출전했던 99세비야세계선수권 당시 존스는 100m 우승이후 200m 준결승 도중 딱딱한 트랙에서 오는 충격을 견디지 못하며 허리통증으로 기권했던 경험이 있다.

애틀랜타올림픽을 앞둔 95년 훈련도중 발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올림픽을 포기해야 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존스는 최근 “5관왕은 단지 목표일뿐”이라며 주위의 기대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하지만 첫 도전인 시드니에서 최고의 뉴스메이커로 각광받을 것은 확실하다.

한편 존스의 남편인 C J 헌터(32)도 이번 대회 포환던지기에서 미국대표로 출전,부부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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