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지지 네티즌들 KBO-구단에 항의 봇물

  • 입력 2000년 1월 26일 19시 08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 8개구단이 PC통신 및 인터넷을 통한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를 지지하는 팬과 일반 시민의 빗발치는 비난 여론에 몸살을 앓고 있다.

평소 의견을 개진하는 글이 하루 서너건에 불과했던 KBO의 홈페이지 ‘야구팬광장’란에는 “선수협이 나오면 프로야구를 관두겠다”는 박용오총재의 발언이 알려진 20일부터 매일 수십건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대부분 KBO에 대한 비난 일색의 글이다.

ID가 ‘kst9090’이라고 밝힌 한 팬은 ‘총재님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프로야구의 주인은 KBO나 총재나 구단주, 사장들이 아니라 선수와 팬”이라며 “선수탄압을 당장 그만두라”고 장문의 글을 띄우기도 했다.

또 각 구단 홈페이지에 쇄도하는 글도 95% 이상이 선수협의 입장을 대변한 것들. 특히 선수협에 동참하지 않은 삼성과 전격적으로 탈퇴의사를 밝힌 현대의 사이트엔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선수협지지홈페이지’엔 개설 이틀만에 1000여명의 팬들이 지지서명을 하는 등 열띤 호응을 보내고 있다.

한편 인터넷 스포츠주식시장인 ‘스포스닥(SPOSDAQ)’에선 ‘핫이슈’인 선수협 문제가 주가등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프로야구 각 구단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선수협 회장 송진우와 대변인 강병규가 속한 한화와 두산은 오히려 주가가 뛰는 기현상을 보였다.

“어려운 팀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밝힌 프로축구의 안정환이 40만원이 넘는 주당가격으로 전체 스포츠스타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데 반해 24일 기자회견에서 선수협 불참의사를 밝힌 삼성 이승엽은 연일 주가가 폭락, 주당 23만원대로 10위권밖으로 밀려났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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