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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29일 1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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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보드를 부셔버릴 듯이 내리찍는 ‘덩크슛의 미학’은 승패를 떠나 농구팬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하다.
바스켓 림은 골 포스트밑에 서면 까마득하게 올려다 보이지만 실제로는 3.05m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스카이 덩크슛의 귀재였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키는 1m98. 그의 러닝 점프가 1.6m(서전트 점프는 1.1m)나 됐던 점을 감안하면 조던은 가슴이 림에 닿을 정도인 3.6m까지 날아 오른다는 계산이다.
보통 1m를 점프하면 0.95초 공중에 떠 있을 수 있게 되는데 프리드로 라인에서부터 날아오르는 조던은 관중에게 순간적으로 공중에 멈춰 있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곤 했다.
올시즌 국내프로농구에서 ‘덩크슛의 제왕’은 단연 로렌조 홀(현대).
2m3, 127㎏의 육중한 체구를 자랑하는 그는 29일 현재 20경기에서 모두 56번의 덩크슛을 시도해 54번을 림에 꽂아넣었다.
왼손 덩크슛이 특기인 그는 28일 기아전에선 4쿼터에 ‘에어 조던’을 연상시키는 스카이 덩크슛을 성공시켜 대전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현대가 8월 시카고 트라이아웃에서 포스트 강화를 위해 지난 시즌 우승에 공헌했던 재키 존스를 SK에 내주고 그를 선택했던 혜안이 빛을 내고 있는 셈이다.
홀에 비해 신세기의 워렌 로즈그린은 1m90, 98㎏의 작은 체격이지만 고무공같은 탄력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시즌 공격 리바운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로즈그린은 포워드답게 키보다는 점프를 이용한 다양한 덩크슛을 선보이며 38번의 시도중 34개를 성공시켜이 부문 2위에 올랐다.
반면 1대1 공격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 와센버그(기아)는 20명의 용병중 유일하게 단 한번도 덩크슛을 시도하지 않아 이채롭다. 홀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현대의 존 맥도웰도 올해는 3번만 시도해 2번 성공시켰다.
한편 국내 최장신인 ‘골리앗’ 서장훈(2m7)도 덩크슛을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고 전희철(동양)이 3개로 토종1위에 올라 있는 게 고작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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