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PO관전평]'절대 약점'이란 없다

  • 입력 1999년 10월 11일 23시 46분


“정보가 많다고 해서 판단이 쉽다고는 할 수 없다”는 말은 나폴레옹과의 전쟁때 ‘크라우제비츠’ 프러시아 장군이 남긴 많은 명언 중의 하나이다.

야구도 마찬가지일 경우가 있어 지나치게 정보 분석을 의식하거나 자신감보다 상대 약점의 공략에만 치중하다 보면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1차전 패배로 쫓긴 두산은 2차전에서는 5회초 배터리 난조로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선발 강병규가 1안타만 허용했지만 패스트볼, 몸에 맞는 볼, 볼넷을 거푸 남발한 후 1사 만루 위기에서 또다시 강석천에게 몸에 맞는 볼로 선취점을 허용한 것은 하위타선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약점을 노린 완벽한 투구와 한점도 허용하지 않으려다 나온 결과였다.

바뀐 차명주 역시 폭투 등으로 추가 실점, 3―0으로 두산이 중반에 밀린 것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5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한 한화의 송진우도 6회 2사 2루 풀카운트에서 우즈의 약점인 몸쪽에 붙는 투구를 했다가 의외로 대형 2점 홈런을 허용한 것도 분석을 초월한 것으로 절대 약점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즉 상대의 약점도 위력적인 투구와 조화가 이뤄져야만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 경기였다.

한화는 송진우의 투구가 비록 2점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결정적 역할을 했고 번트 주루 투지 등에서 한결 성숙된 모습을 보여줘 뚜렷한 공동목표가 있음을 2차전을 통해 보여줬다.

허구연(야구해설가)kseven@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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