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25시]『오늘은 졌지만…』北여자축구팀의 투혼

  • 입력 1998년 12월 18일 18시 49분


“졌지만 잘했다. 언젠가는 이길 것이다.”

북한여자축구팀이 17일 세계 랭킹 2위인 중국과의 사투끝에 연장전에서 골든골을 허용, 아깝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국축구대표팀 공식응원단 ‘붉은 악마’의 열렬한 응원과 한국심판 임은주씨가 선심으로 나선 가운데 치러진 이날 경기는 예상대로 중국의 일방적인 경기.

슈팅수 26대8이 말해주듯 시종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북한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북한도 만만치 않았다. 골키퍼 계영순의 신들린 듯한 방어와 간혹 보인 날카로운 역습은 중국을 당황하게 했다. 특히 계영순은 전반에만 거의 골이나 다름없는 볼을 두, 세차례나 막아냈다.

결국 이날의 승부는 체력싸움에서 끝이 났다. 북한팀은 몸을 던지는 투혼으로 맞섰지만 중국의 파워앞에는 어쩔 수 없었다.

경기가 끝난후 북한 계영순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선수마다 상처투성이. 한 선수는 “우리는 쟤들보다 훨씬 젊다. 언젠가는 꼭 이기겠다. 내년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며 설욕을 다짐해 보였다.

〈방콕〓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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