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8년 3월 23일 20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잘 다져진 근육질의 몸매, 여기서 뿜어져나오는 힘과 스피드 그리고 ‘삼손’의 머리카락처럼 치렁치렁 기른 고수머리. 이 모두 상대방을 주눅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그를 수비의 귀재로 만든 것은 이것뿐이었을까. 아니다. 여기엔 그만의 비밀이 숨어 있다.
농구경기 도중 점프슛을 쏘는 선수의 발 아래 수비수가 자신의 발을 디미는 것은 비신사적 플레이. 점프한 선수가 착지하면서 그 발을 밟았다가는 발목을 삐기 십상이기 때문. 심판들은 이 경우 가차없이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한다.
김총감독은 바로 이 ‘발넣기’의 도사. 한두번 아찔한 경험을 한 선수들은 그가 전담수비수로 나서면 슛을 쏘면서도 발밑에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림을 향해 온 정신을 집중해도 모자란데 얼른 발밑을 봐야하니 슛이 들어갈 리 만무. 바로 이것이 김총감독이 ‘수비의 귀재’ 칭호를 받은 숨은 이유다.
그러나 심판의 눈에 띄면 도로아미타불. 진짜 비결은 안 걸리는데 있었다. 딴청을 부리면서 슬쩍 밀어넣거나 넣는 척하다가 도로 빼거나…. 거의 걸린 적이 없었다고 하니 그의 발넣기는 ‘입신의 경지’였나 보다.
〈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