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스타 제조기」 정봉수감독 잇단 수난

  • 입력 1997년 11월 23일 19시 53분


한국 마라톤의 산실인 「코오롱사단」의 수장 정봉수감독(62). 김완기 황영조 이봉주 김이용 등 스타들을 차례로 키워낸 그에게 올시즌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이봉주가 3월 동아국제마라톤에서 무릎통증을 호소하며 12위에 머문 뒤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김이용도 지난달 춘천마라톤에서 2위를 한뒤 다리가 안좋다며 올해 일정을 조기 마감하는 등 제자들의 「추락」을 지켜봐야 했다. 게다가 그마저 지병인 당뇨병이 악화돼 지난 6월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현재 선수지도는 코치들에게 거의 맡기고 있는 상태. 그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 춘천마라톤에서는 마의 30분대벽을 깨며 여자 한국신기록(2시간26분12초)을 세운 무소속의 권은주가 코오롱유니폼을 입고 뛰어 구설수를 낳았다. 권은주는 사실상 코오롱에서 지도해온 선수지만 금년초 대구대를 중퇴하면서 학교측으로부터 제적당해 2년간 무소속으로 선수생활을 해야 하는 것. 정감독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근 대한육상경기연맹의 마라톤강화위원장직을 내놓는 등 잇단 시련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62년 육군 육상부코치로 출발한 이후 87년 코오롱창단감독을 맡아 한국최고의 마라톤 감독으로 떠올랐던 정봉수 감독. 35년간의 지도자생활중 가장 뼈아픈 시련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그가 이대로 사라지리라고 보는 육상인은 거의 없다. 「스타제조기」로 소문난 그가 내년 시즌 보란듯이 재기할 것이라는 희망속에 국내육상계는 그의 화려한 재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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