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국제마라톤 우승 권은주,코오롱 유니폼 『말썽』

  • 입력 1997년 10월 30일 19시 47분


26일 춘천국제마라톤에서 마의 30분벽을 깨뜨렸던 「한국 여자마라톤의 신데렐라」 권은주(20). 그는 대학으로부터 제적을 당해 2년간 무소속 상태다. 그런데도 권은주는 코오롱 유니폼을 입고 뛰었고 우승순간 코오롱의 정봉수감독을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왜 그랬을까. 발단은 경북체고 3년 때인 95년말 코오롱에 스카우트된 권은주가 작년초 정순재 이미라와 함께 대구대 특기생으로 입학한 것. 당시 코오롱과 대구대측은 처음 2년간은 이들을 대구대 소속으로, 이후 졸업 때까지 2년간은 코오롱소속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이들의 기량이 하루가 다르게 늘면서 양측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게 된 것. 특히 올초 코오롱의 시드니전지훈련 때는 대구대측이 한달여의 공백기간에 대해 심하게 이의를 제기, 결국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확산됐다. 이에 코오롱은 선수와 부모를 설득, 자퇴서를 제출했고 학교에선 이를 반려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러자 정봉수감독은 3월14일 대구대 총장에게 내용증명서를 띄워 이적동의를 요구했다. 이에 학교측은 권은주 등을 「불명예 제적」으로 처리, 3개월간 출전정지 처분과 함께 향후 2년간 다른 대학이나 실업팀으로의 이적을 못하게 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때문에 권은주는 99년 3월까지 소속팀 없이 일반선수 자격으로 뛰어야 한다. 지난 3월 동아국제마라톤에선 무소속으로 뛰었고 10일 전국체전에선 경북소속으로 뛰어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권은주는 이번 춘천마라톤에선 참가신청서는 무소속으로 냈지만 레이스 내내 코오롱 유니폼을 입었고 인터뷰 때도 코오롱선수처럼 행동하는 바람에 말썽이 난 것. 이와 관련, 정봉수감독은 『당초 배꼽티를 입고 출전한 권은주가 날씨가 추워 코오롱 유니폼을 겹쳐 입었다』는 경위서를 대한육상경기연맹에 제출했다. 연맹측은 금주안에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 연맹의 유만수이사는 『모처럼의 여자마라톤 한국신기록으로 잔치분위기인 마당에 이런 일이 터져 유감』이라며 『기록박탈은 하지 않겠지만 물의를 일으킨 선수와 코오롱측은 징계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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