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내년 2관 도전』…시즌결산 다시 쓴 日야구史

  • 입력 1997년 10월 8일 19시 52분


「나고야 태양」선동렬
「나고야 태양」선동렬
「2년 사이에 오간 지옥과 천국」. 39세이브포인트(SP·1승38세이브)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올해를 마감한 선동렬(34·주니치 드래건스). 그러나 그의 공 하나 하나에 온 국민이 환호했던 것은 단순히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 그는 「일그러진 영웅」. 38경기에서 5승1패3세이브, 방어율 5.50. 패전처리용으로 추락, 두 차례나 2군으로 곤두박질쳤고 9월 이후엔 1군 마운드를 밟아보지도 못했던 그였다. 그런 선동렬이 「국보급 투수」의 자존심을 버리고 올해 새로 시작했다. 「부활쇼」의 시작은 시즌 개막전인 4월4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 3대2로 앞선 상황에서 폭투를 범하고도 홈에서 주자를 태그아웃시키며 행운의 첫 세이브를 따냈다. 이후 34세의 나이를 무색케 하는 1백52㎞대의 광속구와 타자를 한발 앞서는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에 세이브 행진은 멈추질 않았다. 8월3일 야쿠르트전에서 센트럴리그 최다 연속경기 SP기록(17경기)을 갈아치울 때까지 선동렬은 「불패신화」를 쌓아갔다. 그러나 8월6일 히로시마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뒤 팀마저 바닥권을 헤매 등판기회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한때 7SP까지 떼어놓았던 사사키 가즈히로(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게 8월21일 구원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선동렬은 주저앉지 않았다. 꾸준히 세이브를 챙기며 지난 2일 곽원치(주니치)가 88년 세운 한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인 37과 타이를 이뤘고 6일 38로 늘렸다. 선동렬은 올해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에 참가했고 도요타 자동차가 선정하는 「주니치 MVP」로도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팀이 최하위로 처져 이루지 못한 구원왕에도 등극해야 하고 내년에는 꿈의 0점대 방어율을 지켜내야 한다. 그런 각오로 선동렬은 지옥훈련이 예고되는 오카야마 가을캠프의 문을 두드린다. 그는 지금 내년시즌의 찬란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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