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와 중국 인민일보사는 지난 4월 한중 축구 정기전 공동취재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에 따라 인민일보 기자는 지난 30일 서울에서 열린 양국 대표팀의 경기를 동아일보 취재단과 공동취재한 뒤 관전평을 기고했습니다.》
올 가을 서울과 베이징의 날씨는 예년보다 뜨겁다. 그러나 날씨보다 더 뜨거운 것은 축구 열기이다. 9월과 10월 한국과 중국인은 똑같이 녹색 그라운드를 주시하며 축구팀이 내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수확하길 갈망한다.
아시아 최종 예선에 대비한 한국과 중국의 올해 두번째 친선경기는 양국팀 컨디션 조절에 좋은 기회였다. 한국팀은 최근 연속 세차례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다. 경험과 기술면에서 한국팀은 중국팀보다 강하다. 아직 월드컵 본선에 나서보지 못한 중국팀은 본선에서 뛰어보고 싶은 심정이 한국보다 절박하다. 물론 한국팀도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권을 따낸 나라의 수준을 증명하기 위해 본선 출전권에 전력을 다한다.
중국팀은 상당기간 영국에서 강도높은 전지훈련을 했다. 첼시아팀과 크리스탈 팰리스 등 5개의 명문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현대 축구에서 강조되는 토틀사커를 익혔다.
이날 경기를 통해 중국팀은 분명 발전한 면모를 보였다. 중국팀은 현재 4―5―1전법을 사용한다. 3―5―2전법의 한국팀과 비슷하게 미드필드를 중시한다. 전반전 양팀은 수비진 미드필드진 공격진이 나무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침으로써 총체적 안정감을 보여줬다. 다만 한국팀의 공격력은 예전과 같은 예리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전 한국팀은 대대적인 공세를 펴 여러차례 중국 문전을 두드렸다. 중국팀은 골키퍼 치우추량과 주장 판지이의 뛰어난 수비로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넘겼다.
이 경기는 중국팀으로선 거의 2년만에 한국팀에 패배하지 않은 경기였다. 중국팀은 10년이상 한국팀에 승리해보지 못했다. 선수들은 늘 언젠가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겠다고 생각한다. 중국팀 웨위우성 감독은 한국팀은 공수전환이 매우 빠르며 전체적 호흡이 맞는다며 중국팀은 그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팀과 아시아 최종예선 같은 조의 카자흐팀과 우즈베크팀에는 러시아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있으나 전체적 능력은 한국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국팀이 상대를 경시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고 예상했다.
한국 차범근 감독은 최근 수개월사이 중국팀의 전력이 성숙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팬은 중국팀 선수들이 큰 경기에선 심리 불안정을 노출, 평소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불안해 한다. 만일 그 약점을 극복하면 월드컵 본선 출전이라는 열망도 달성하리라 믿는다.
류샤오밍<중 인민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