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독일의 「로맨틱가도」. 그중에서도 중세적 유물이 고스란히 남아 그 고즈넉한 분위기에 젖을 수 있는 로텐부르크는 전세계의 여행자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중세의 보석」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하는 유로파버스에 올라 남쪽 알프스 근방의 퓌센까지 가는 로맨틱가도 여행. 배낭여행자들이 그 중간에 운동화 끈을 풀고 편안하게 하루를 쉬며 여유있게 관광할 수 있는 아름다운 중세도시 로텐부르크로 안내한다.》
오전 8시 프랑크푸르트를 출발, 로맨틱가도를 달려 남행을 계속한 유로파버스(Europabus)가 로텐부르크에 도착한 것은 시장기가 한창 돌던 낮 12시45분. 로맨틱가도의 대부분 도시가 낮은 구릉에 있었던 것과는 달리 로텐부르크만큼은 타우버 강변의 산 위에 있어 좀 별스러웠다. 그러나 그 느낌은 1천2백년 역사를 웅크리고 감싸안은 중세도시의 고풍스런 성벽 문 앞에 도달할 즈음 호기심으로 바뀐다.
돌로 쌓은 멋진 검문소가 버티고 있는 로에더성문이 그 입구. 14세기에 지어진 세관검문소다. 문을 지나 성안에 들어서면 시간은 6백년전 중세로 되돌아간다. 하펜거리에서 도심의 시청앞 광장으로 가는 길 양편에 도열한 아담한 중세풍 건물들이 모두 6백년전 모습 그대로인 탓이다.
이윽고 광장. 한가운데 고딕과 고전 두가지 양식이 접합된 라트하우스(시청)가 여행자들을 반긴다. 로텐부르크 성안을 한눈에 보려면 높이 60m인 이 건물 타워의 꼭대기가 가장 좋다. 사다리처럼 가파른 나선형계단을 한참이나 올라 도달한 옥상. 그 아래로 올망졸망 주황색 기와를 얹은 집들이 어깨를 맞대고 방사상으로 퍼져 나간다. 마치 동화책의 그림처럼 아담하고 예쁘다.
오후1시. 관광객 수백명이 광장으로 꾸역꾸역 모여든다. 시보와 함께 광장을 향해 벽시계를 설치한 건물 외벽에서 갑자기 작은 문이 열린다. 동시에 인형 하나가 나와 커다란 잔을 들이켠뒤 다시 들어간다. 30년전쟁 당시 가톨릭군대의 파괴로부터 이 도시를 구한 용감한 시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유명한 「마이스터트룽크」다.
성야곱교회와 성베드로바오로교회에서는 독일의 위대한 조각가 틸만 리멘슈나이더의 나무조각 제단을 만난다. 또 중세의 법률체계를 알 수 있는 범죄박물관과 30년전쟁의 유물을 전시한 역사전시관(시청지하) 등 박물관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