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의 명문 태평양이 팀매각을 결정,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태평양의 농구단 매각은 최근 SK텔레콤에 팀을 넘긴 남자농구 진로에 이어 두번째. 태평양의 팀매각은 특히 오는 10월 여자프로농구 출범을 앞두고 전격결정된 조치여서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태평양이 농구단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그룹이 겪고 있는 경영난 때문. 태평양은 최근 대우그룹과 매각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태평양은 이에 따라 현재 2,3개기업과 다시 협상을 진행중이다.
태평양은 한국여자농구 최고의 명문. 지난 76년 창단한 태평양은 박찬숙 홍혜란 홍영순 권명희 등 수많은 국가대표선수들을 배출하며 80년대 중반까지 무적시대를 구가했었다.
85년 농구대잔치 우승을 비롯해 그동안 각종 대회 우승경력만도 27회. 태평양이 이룩한 35연승은 아직까지 여자농구 최다연승기록으로 남아있다.
태평양의 팀 매각결정은 오는 10월 프로출범을 앞둔 여자농구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융단 7개팀과 결별, 한국여자농구연맹(KWBL)을 결성한 실업 7개팀은 남자농구에 이어 10월 프로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아래 오는 23일 첫 이사회를 열 예정이었다.
각팀 단장들의 모임인 이사회는 이날 프로농구 출범을 공식선언하고 법인등록 용병선발 등 세부방안을 논의하기로 되어 있었다.
태평양은 지난 15일 「팀매각이 시일을 끌 경우 이사회에서 아마추어농구 잔류를 선언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여자농구의 프로화는 난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실업7개팀 중 태평양을 제외하고도 현재 코오롱 현대산업개발 등이 프로화를 망설이고 있다. 태평양이 아마잔류를 선언할 경우 이들도 덩달아 아마잔류쪽으로 선회, 프로화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KWBL의 한 관계자는 『하루빨리 태평양 농구단의 인수기업이 나타나 프로화가 차질없이 진행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털어놨다.
〈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