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加베일리,美콧대 꺾었다…150m레이스 14초99

  • 입력 1997년 6월 2일 20시 09분


베일리
지난 1년간 끌어온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공방. 그 싸움은 의외로 싱겁게 막을 내렸다. 2일 캐나다 토론토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도너번 베일리(캐나다)와 마이클 존슨(미국)의 1백50m레이스. 지구촌 방방곡곡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 「세기의 대결」은 존슨이 도중에 기권, 베일리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존슨이 레이스를 포기한 것은 경기시작 10초가 막 지났을 무렵. 또 베일리의 결승선 골인 기록이 14초99. 베일리가 골인할 때까지의 걸음수는 63걸음. 베일리는 15초도 안돼 끝난 이 짧은 레이스와 함께 그토록 갈망하던 「인간탄환」의 칭호를 받았으며 1백50만달러(약13억5천만원)의 거금을 순식간에 벌었다. 베일리는 1백m 세계기록(9초84) 보유자이며 존슨은 2백m 세계기록(19초32) 보유자. 이 두 기록은 모두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수립된 것. 올림픽이 끝난 뒤 캐나다와 미국은 저마다 베일리와 존슨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라고 주장, 이들의 대결은 양국의 육상 자존심의 대결이기도 했다. 레이스는 예상과 달리 초반에 승부가 났다. 존슨보다 4m 뒤 안쪽 레인에 선 베일리는 불같은 스타트로 출발선을 뛰쳐나간 뒤 긴 보폭을 이용한 폭발력으로 곡선구간(75m)의 절반쯤을 지나면서 존슨을 추월했다. 베일리는 50m 지점을 5초74로 통과, 존슨(5초83)보다 0.09초 앞섰으며 1백m를 10초24에 끊어 존슨(10초63)을 무려 0.39초 앞질렀다. 베일리보다 다리가 짧은 존슨은 80m 지점부터 왼쪽다리를 절룩거리기 시작, 1백m 지점을 지나자 경기를 포기했다. 베일리는 출전비 50만달러(약 4억5천만원)와 우승상금 1백만달러(약 9억원) 등 모두 1백50만달러(약 13억5천만원)를, 존슨은 베일리와 같은 출전료에 상금 25만달러(약 2억2천5백만원) 등 모두 75만달러(약 6억7천5백만원)를 받았다. ▼ 20억원「세기의 돈잔치」 ▼ 1초에 10만달러(약9천만원). 2일 마이클 존슨과 「총알 대결」을 벌인 도너번 베일리는 이렇게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다. 이날 베일리에게 돌아간 몫은 참가비 50만달러와 우승상금 1백만달러 등 모두 1백50만달러(약13억5천만원). 이를 베일리의 기록 14초99로 나누면 초당 거의 10만달러를 챙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금까지 최단시간에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선수는 프로복싱의 마이크 타이슨(미국). 그는 지난해 브루스 셀던(미국)과의 타이틀매치에서 1회 1분49초만에 KO승을 거두고 1천5백만달러(약1백35억원)의 대전료를 받아 초당 13만7천6백달러(약1억2천3백84만원)를 챙겼다. 베일리는 타이슨에 이어 두번째. 이날 골인할 때까지 베일리는 모두 63걸음을 달렸다. 따라서 한 발을 내딛는데 2만4천달러(약2천1백60만원)씩 굴러 들어온 셈이다. 승부에 지긴 했지만 존슨도 적잖은 돈을 벌었다. 그의 수입은 출전료 50만달러와 2위 상금 25만달러 등 75만달러(6억7천5백만원). 이는 베일리의 꼭 절반이다. 존슨은 10초가 막 넘어섰을 무렵 기권했으니 초당 약 7만5천달러를 챙긴 셈. ▼ 기권이유 ▼ 『갑자기 쥐가 났다. 부상의 가능성을 너무 간과한 것 같다』 마이클 존슨은 경기후 기자회견에서 중도기권의 이유를 이같이 털어놨다. 존슨은 『커브를 도는 순간 왼쪽 넓적다리에 통증이 와 나도 모르게 다리를 움켜잡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너번 베일리는 즉각 그를 「겁쟁이」라고 공박했다. 『나한테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부상을 가장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 그렇다면 존슨의 기권 이유는 무엇일까. 이 경기가 끝나자마자 미국의 CBS TV는 『존슨의 부상이 진짜냐, 아니냐』라는 물음을 던지며 즉시 여론조사에 들어갔다. 기권후 응급치료실로 직행했다가 회견장에 나온 존슨은 『부상을 위장한 게 아니냐』는 한 캐나다 기자의 질문에 『당신은 꼭 그런 질문을 할 인간』이라고 응수,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이 「세기의 대결」이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 직후부터 거의 1년간 준비되어 온 점을 감안하면 다리에 갑자기 쥐가 난 것은 석연찮다는게 대체적인견해. 존슨은 정말 부상 때문에 기권했는가. 진실은 그 자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권순일 기자〉 ▼ 대결 이모저모 ▼ ○…베일리 대 존슨의 재대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베일리는 경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언제라도 존슨과 맞붙어 이길 자신이 있다』며 재대결을 받아들일 의사를 밝혔고 존슨도 『오늘 패배의 원인은 갑작스런 부상이었다』며 도전을 시사. ○…존슨측 관계자들은 존슨의 부상 부위가 왼쪽다리 대퇴사두근이라고 밝혔다. 대퇴사두근은 무릎 바로 위에서 엉덩이까지 연결된 근육으로 달리기를 할 때 다리를 들어올려주는 역할을 하는 곳. 존슨은 기권 직후 『왼쪽 넓적다리에 심한 경련이 일어나 포기했다』고 말했었다. ○…베일리는 경기시작 3시간 전 1백50m 레이스의 곡선주로가 당초 계획된 75m보다 긴 85m라고 주장. 베일리는 곡선주로가 길어질 경우 불리할 것으로 예상,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주로에 하자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자 베일리는 『잘못 보았다』며 물러서는 것으로 문제는 마무리. ○…존슨은 경기시작 전 『출전료로 받을 50만달러를 모두 승자에게 주자』며 우승을 장담한 반면 베일리는 『나는 조국과 가족을 위해 달리겠다』며 신중한 자세. 이날 레이스에는 베일리와 존슨의 가족들이 모두 참석해 눈길. 한편 레이스가 벌어진 캐나다 토론토 스카이돔의 입장객은 당초 예상했던 4만5천명보다 훨씬 적은 2만5천명선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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