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소식]각팀들 해외전훈 「신인 군기잡기」열기

  • 입력 1997년 2월 25일 20시 13분


[이훈기자] 부푼 꿈을 안고 프로에 뛰어든 풋내기 선수들이 고참들과 첫 정이 드는 해외 전지훈련. 신병훈련만큼 고달프지는 않지만 눈치없이 굴다가 된서리를 맞기 십상이다. 프로에서 「줄빳다」나 「야간집합」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 하지만 각 팀은 나름대로 전통에 따라 새식구를 맞는다. 두달여동안 계속되는 전지훈련의 「내무반」은 어떤 모습일까. 대부분 비슷하지만 OB엔 야수들의 규율을 잡는 2루수 이명수(주장)와 투수를 책임지는 강길룡 등 두 명의 군기반장이 있다. 삼성엔 주장유중일 밑에양준혁(야수)과 김상엽(투수)이 군기반장. 군기반장은 대부분 중고참으로 팀내 위계질서와 규율을 잡는 권한을 지녔다. 신인들이 지켜야 할 덕목은 수십가지. 우선 아침에 처음 만나는 선배에게는 깍듯하게 인사를 해야 하고 화장실 사용은 고참이 우선. 훈련중엔 언제나 우렁찬 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치며 고참들의 기운을 돋워야 한다. 선배가 배팅볼을 던져주면 시작과 끝에는 모자를 벗어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하며 연습이 끝난뒤 흩어진 볼을 주워 담는 일도 당연히 후배의 몫. 방으로 돌아와서는 언제나 정리 정돈. 고참이 흐트러 놓은 유니폼과 방망이 등 도구들을 챙기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고참이 「특타」(특별타격)때문에 밤 늦게 돌아오는 경우 먼저 잠드는 것도 결례. 라면을 끓이거나 맥주를 사오는 등 잔심부름도 당연히 신인들이 할 일. 물론 설거지까지 포함된다. 코칭스태프는 훈련 이외의 생활에 관해서는 군기반장에게 전권을 일임한다. 때문에 제아무리 뛰어난 신인도 이들의 눈에 찍히면 배겨나기 힘들다. 이처럼 각 팀이 군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철저한 위계질서는 팀워크와 직결되고 이는 시즌 성적의 척도이기 때문. 또 군기반장은 오히려 후배들을 끔찍이 아끼는 선배들이 대부분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