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수 기자]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을 제패한 孫基禎(손기정·85)옹이 이달말경 고려대(총장 洪一植·홍일식)에서 명예경영학학사 학위를 받는다.
이는 고려대가 지난해 4월에 마련한 명예학사학위 규정에 따른 것. 고려대는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등 혼란기에 재학하다 졸업은 못했지만 모교의 명예를 높인 인사들에 대해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 위해 이 규정을 마련했다.
고려대는 이를 근거로 최근 각 단과대별로 후보추천을 받은 결과 경영대(학장 申守植·신수식)에서 손옹을 포함한 3명을 추천했다.
손옹에 대한 학위수여는 조만간 구성할 「명예학사 위원회」의 심의와 총장결재를 거쳐 결정하겠지만 「한국마라톤의 영웅」인 손옹의 업적으로 볼 때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학교관계자는 전했다.
이번에 손옹이 졸업장을 받으면 고려대는 현재 대학원에 재학중인 「몬주익의 영웅」 黃永祚(황영조)와 함께 2명의 마라톤 영웅을 동문으로 갖게 된다.
손옹측이 최근 학교측에 증빙자료로 제시한 것은 자신을 포함한 육상선수 5명이 「보성」이라고 쓴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
그동안 메이지(明治)대 법과출신으로 알려진 손옹은 37년 양정고보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 상과를 다녔다.
손옹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국내에 남아있을 경우 민족정기를 고취할 우려가 있다는 일제의 판단에 따라 강제로 일본유학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