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지식을 대신하는 시대… 교육은 몸으로 돌아가야 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30일 04시 30분


특별 대담
AI 시대 학교 체육 어디로 가야 하나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왼쪽)와 오정훈 서울 구룡중 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HD행복연구소에서 ‘AI시대, 학교 체육이 가야할 방향’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왼쪽)와 오정훈 서울 구룡중 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HD행복연구소에서 ‘AI시대, 학교 체육이 가야할 방향’을 주제로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달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 분야 대정부질문.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물었다.

“총리님. 예전 초등학교 다니실 때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축구 좀 해 보셨습니까?”

“했죠.”

천 원내대표는 바로 ‘교내에서 축구를 금지하는 초등학교가 늘었다’는 기사를 회의장 화면에 띄우고는 웃지 못할 학교 체육 현실을 얘기했다. 의원실이 각 지역 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전국 312개 초등학교가 점심시간과 방과 후에 학생 스포츠 활동을 막는다고 했다. 특히 부산은 관내 초등학교의 3분의 1인 105개교가 운동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어 답변대에 오른 최교진 교육부장관은 “운동장에서 운동하지 말라는 학교가 하나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상황을 바로 잡겠다고 했다.

체육은 여전히 각급 학교에서 외면받고 있다. 초등학교서부터 학습을 방해하는 요소로 취급받는다. 학생 안전과 학부모 민원에 책임 부담까지 겹치며 학교는 아이들 몸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점점 묶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생각까지 대신하려는 시대에 몸마저 움직이길 멈춘 학생들에게 학교는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 달리지 않는 아이는 자라지 않는다. 학생들이 뛰지 못하는 학교에서 교육을 논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학교 현장에서 체육이 다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지식 전달과 정보 처리 능력이 인간 수준을 앞지르고 있는 AI 시대에 교육 전문가들은 학교가 더 이상 정답만을 제시하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몸의 교육’을 통해 통찰력과 지혜를 키우는 곳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동아일보는 ‘AI 시대, 학교 체육의 길을 묻고 답하다’라는 주제로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HD행복연구소 소장)와 오정훈 서울 구룡중 교장(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회 위원장)의 긴급 대담을 마련했다.

조벽 교수는 한국에서 체육의 교육적 가치가 인정받으려면 게임이 아닌 놀이 원리가 중요시 되는 ‘체험 교육’으로 개념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승패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조벽 교수는 한국에서 체육의 교육적 가치가 인정받으려면 게임이 아닌 놀이 원리가 중요시 되는 ‘체험 교육’으로 개념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승패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조 교수는 ‘학생이 행복해야 진짜 교육이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던져 온 교육학자다. 국내외 많은 대학에서 교수들에게 교육 혁신을 강의하며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잘 알려져 있다.

오 교장은 중고 체육 교사와 교육 전문직을 거치며 체육 교육 현실의 변화를 몸으로 겪어 왔다. 체육을 ‘곁가지 교과’가 아닌 교육 중심에 두기 위해 현장에서 애쓰는 체육 교육 리더다.

두 사람은 16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조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HD행복연구소에서 만났다. 두 시간 가까운 대담에서 조 교수는 체육 교육의 큰 방향 전환을 주문했고, 오 교장은 학교에서 체육이 올바르게 자리 잡는 방법을 제시했다. 결론은 분명했다. AI가 인간의 지식 습득 기능을 대신할수록 교육은 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체육 교육의 위상을 높이자’는 주장은 물론 ‘몸을 통한 체험 교육’을 시작이라도 해 보자는 절박함까지 토로했다. 다음은 주요 대담 내용.

―학생 평가까지 AI가 하는 시대에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조벽 교수=지식 전달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 과거에는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 우대받았다. AI시대에서 지식의 가치는 공짜나 다름없다. 학교가 지식 전달 공간에 머물러 있으면 존재 가치는 떨어진다. 지금까지 초중고 교육 핵심은 정답 찾기, 즉 정해진 답을 더 빨리 정확하게 찾는 것이었다. 그런데 실제 사회에선 정답이 거의 없다. 필요한 것은 해답이다. 해답은 지식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지혜와 깨달음, 그리고 직관으로 얻는다. 통찰력이 필요하다. 학교는 ‘정답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해답을 길러내는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

오정훈 교장은 스포츠를 통한 교육이라는 의미의 ‘생태 스포츠’를 학교 체육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하면서 체육이 다른 교과목의 융합을 매개하도록 교육 과정이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오정훈 교장은 스포츠를 통한 교육이라는 의미의 ‘생태 스포츠’를 학교 체육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하면서 체육이 다른 교과목의 융합을 매개하도록 교육 과정이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오정훈 교장=
공감한다. 교육의 질적인 변화를 얘기할 때마다 공통적으로 창의성이 언급된다. 창의성은 다양한 경험과 체험에서 얻어지는 것이라고 본다. 결국 체육이 중요하다. 솔직히 현장에서 ‘체육 교사 출신이니까 저렇게 얘기하지’라는 선입견에 자주 부딪혔다. 시대가 달라졌다. 구룡중에선 학생들이 지역 마을 연계 체육 시간에 양재천을 따라 2km를 뛴다. 숨이 차면서도 친구와 보폭을 맞추며 완주하는 것에 교육의 본질이 담겨 있다. 학교는 ‘어떻게 살 것인지 몸으로 익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학생들이 자기 몸과 친해지고 세상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며 타인과 연대하는 법을 배우는 훈련장이 돼야 한다.

조벽 석좌교수 “체육은 몸으로 부딪히며 느끼면서 배우는 것”
오정훈 교장 “스포츠는 몸-마음-지성을 동시에 키우는 밥”


오정훈 구룡중 교장 “학교, 어떻게 살지 몸으로 익히는 곳
AI는 인간 ‘땀 흘린 기억’ 못 만들어
연결-연대-실천의 생태스포츠 제시
패배 수용해 건강한 열등감 배워야
체육은 ‘융합 교육의 허브’ 되어야”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 “학교, 정답 전달 아닌 해답 기르는 곳
창의성-통찰력-영감은 내면의 소리
소리 들으려면 몸 다스릴 줄 알아야
체육은 체험, 몸으로 배우는 모든 것
생(生)교육 개념으로 다 바뀌어야”


조 교수=통찰력은 바깥에서 주입되는 게 아니다. 내 안에서 나오는 ‘내면의 소리’다. 여태까지 우리는 답을 바깥에서 찾는 데 익숙했다. 흔히 훌륭한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습니까’라고 물으면 결국 영감이나 통찰이라는 내면의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것을 들으려면 자기 몸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몸이 건강할 때 깨달음을 맞이할 수 있다. 이런 감각을 깨우쳐 주는 교육이 중요하다. 체육이 그래서 중요한데, 우리 현실은 다소 아쉽다.

오 교장=철학자 메를로퐁티는 ‘우리는 몸으로 세계를 안다’고 말했다. 인간의 사고는 추상적 연산이 아닌 몸의 경험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운동하다 넘어져서 무릎이 까진 기억, 처음으로 자전거를 탔을 때의 균형감, 800m를 완주했을 때 들이마신 공기. 이런 것들이 감정과 인지, 의지를 한꺼번에 형성한다. 교실 수업으로는 결코 닿을 수 없다. ‘체화된 인지’라고도 하는데, AI가 절대 대체할 수 없는 교육 영역이다. AI는 ‘땀 흘린 기억’을 만들 수 없다.

―차별화된 체육 개념과 역할 정리가 필요하다.

조 교수=보통 경험과 체험을 같은 뜻처럼 쓰는데 나는 명확하게 구분한다. 경험은 책을 통해 세상을 만나는 것이다. 성경 불경 할 때의 그 ‘경(經)’ 자를 쓴다. 인간이 지식을 만나는 주된 방식이 글과 책이었다. 반면 체험은 몸을 통해 세상을 만나는 것이다. 교육학적으로 경험은 형식지(形式知)에 가깝고, 체험은 암묵지(暗默知)에 가깝다. 몸으로 부딪히고 느끼면서 배우는 것이 암묵지다. 그런데 한국 교육은 책을 통해 배우는 것, 즉 경험만 교육으로 여겨왔다. 체험은 뒤로 밀렸다. 체육의 본래 의미는 체험의 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한국에선 체육이 스포츠, 경기, 운동 기능 정도로 축소돼 있다. 몸으로 배우는 모든 것을 체육으로 봐야 한다.

오 교장=그래서 생태 스포츠 교육을 제안했다. 여기서 생태는 관계 개념이다. 스포츠를 위한 교육이 아닌 스포츠를 통한 교육이다. 연결, 연대, 실천의 가치를 포함한다. 스포츠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과 연결된 관계적 존재다. 스포츠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외 포럼에서 생태 얘기를 했더니 역시 에코(eco)를 떠올리더라.

오 교장은 신체 활동을 통한 관계, 건강, 정서, 회복력, 삶과 연결하는 교육으로 체육을 확장해야 한다며 체덕지(體德智) 일체론을 강조한다. 몸을 움직여 관계, 감정, 판단, 규칙을 배우고 스스로 성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몸이 지성과 인성으로 이어져 건강, 생각, 마음의 근육이 키워진다는 게 핵심이다.

조 교수=
오 교장의 생태는 에코보다는 더 넓은 통합과 연결 개념이 들어 있다고 본다. 유럽 등에선 영어로 ‘코히어런스(Coherence)’ 같은 개념으로 통할 것 같다. 조화, 통일의 뜻인데 여러 영역이 조율된다는 것이다. 우리 말로는 ‘정합’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오 교장은 체육을 ‘운동장머리’ 교육이라고 했다.

오 교장=‘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말이 있다. 가정에서 인성과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그런 교육 공간은 운동장이다.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자기를 발산하면서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다.

―체육은 대학입시 구조의 벽을 넘기 쉽지 않다.

조 교수=경험에 의존하는 시험과 입시가 교육을 쥐고 흔들고 있기 때문에 몸으로 배우는 건 밀릴 수밖에 없다. 교육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다. 다만 입시 제도가 바뀐다 해도 지금 방식으로는 학교 체육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체육에는 게임과 놀이 원리가 있다. 게임은 결과 중심이다. 상대는 이겨야 할 적이다. 규칙도 어떻게든 나에게 유리하게 쓰려는 전략의 일부다. 승자 한 명을 위해 다수의 패자가 나온다. 반면 놀이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기고 지는 게 핵심이 아니다. 상대를 존중해야 놀이가 지속된다. 규칙은 즐거우려고 만든다. 한국 체육 교육은 게임 원리에 지배받고 있다고 본다. AI 시대에 필요한 체험, 통찰, 지혜, 암묵지와 연결되기 어렵다. 놀이 원리를 받아들이지 않고는 근본적으로 체육이 학교에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 교장=교육에서도 공정을 말할 때 정량 평가를 중요시한다. 당연히 국영수가 중심일 수밖에 없다. 능력주의가 결합하면서 체육이 추구하는 가치와는 큰 괴리가 생겼다. ‘어떤 사람을 기를 것인가’에 대한 합의도 없다. 만약 불확실한 세상을 뚝심 있게 헤쳐 나가는 사람을 기른다면 교육의 중심에 체육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체육만큼은 기능 교육으로 보면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물론 체육 일부는 정량화할 수 있고, 해야 한다. 50m 달리기 기록, 체력 수준, 운동 습관 지속성 같은 데이터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체육의 핵심 가치는 정량화 밖에 있다. 우리 중학교에선 학생들에게 스포츠 가치 실천 선언을 받는다. 정정당당하게 임하겠다, 지더라도 수용하겠다, 규칙을 지키겠다, 상대를 존중하겠다는 내용이다. 패배를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지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늘 순위로 줄 세워지지만 운동장에선 다르다. 마음 놓고 실패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남에게 져도 된다. 그러면서 건강한 열등감을 배운다. 이 열등감은 성장의 자극이 된다.

―체육 교육은 몸의 첫 방어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조 교수=AI한테 매일 학교, 학원, 집만 ‘뺑뺑이’ 돌며 죽은 듯 공부만 하는 우리 학생들 모습을 그려 달라고 했다. AI가 거부하더라. ‘아동 학대라 그려줄 수 없다’고 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한다. 공부를 죽어라 해도 직업에 대한 희망이 자주 사라지고 불확실한 미래를 느낄 것이다. 이때 스트레스는 감당 못할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 이를 풀어 내는 방법을 학교에서 체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온몸을 파고든 스트레스는 오감으로 느낀다. 몸의 방어 체계가 잡혀 있지 않으면 완전히 무너진다. 10년도 훨씬 전에 국가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중학생들은 ‘죽고 싶다’는 말을 한다고 들었다. 그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요즘은 초등학생들 입에서 ‘누굴 죽이고 싶다’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보통 일이 아니다. 식생활 변화에 비만과 당뇨병이 일찍 오는 학생도 많다. 정신적 부담이 이중, 삼중으로 늘어나면서 최악의 스트레스로 갈 수 있다. 지금 대비해야 한다.

오 교장=그동안 체육 활동을 양적으로 늘리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단순 논리로 접근했다. 학생들을 더 뛰게 하면 스트레스와 폭력이 줄어들 줄 알았다. 학생들 마음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시간만 때우며 ‘노는 것’이 아니라 구조화된 ‘놀이’를 해야 한다. 거기서 성찰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체육 교육을 질적으로 전환하지 못 했던 점이 아쉽다.

―지금까지는 체육을 다른 교과와 대등하게 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모두가 ‘체육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교육’이라고 인정할 정도로 설득해야 한다.

조 교수=체육의 언어로 체육이 중요하다고 말하면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스포츠는 여전히 경쟁, 승패, 기록의 이미지가 강하다. 다른 프레임으로 접근해야 한다. 죽은 듯 앉아서 공부하는 것을 나는 ‘사교육’이라고 부른다. 사교육은 학교 밖 교육으로 통하지만, 나는 죽을 사(死) 자를 쓴다. 반대로 몸을 움직이며 배우는 것은 생(生)교육, 살아 있는 교육이다. 살아 있는 교육은 몸을 움직이고 체험하고 관계 맺는 교육이다. 개념 변화 없이 체육을 봐 달라고만 하면 환영받기 어렵다. 공교육, 사교육 구분은 중요하지 않다. 살아 있는 교육이냐 죽어 있는 교육이냐, 선택이 필요하다.

오 교장=현장에서 ‘스포츠는 밥이다’라는 말을 쓴다. 밥은 매일 먹어야 하고 편식하면 안 되며 먹지 않으면 쓰러진다. 몸과 마음과 지성을 동시에 키우는 이 ‘밥’을 우리는 오랫동안 반찬 취급만 하지 않았나 싶다. 경쟁 이미지가 주는 선입견 없이 ‘스포츠는 밥’이라는 말이 스며들게 할지 고민하다가 쓰리에스(3S), 즉 스포츠(Sports·건강, 신체 교육) 스터디(Study·학습, 독서 교육) 세이빙(Saving·생태, 공존 교육)을 학교 교육의 실천 과제로 삼게 됐다. 3S는 따로따로가 아니라 운동장에서 몸으로 배우고, 책상 앞에서 생각을 키우며, 자연과의 관계에서 공존을 익히는 하나의 흐름이다. 구룡중 모토가 ‘놀면서 배우고 즐겁게 성장하는 학교’다. 처음엔 ‘논다’는 말이 공부 안 시키겠다는 뜻으로 읽힐까 걱정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학원과 똑같을 필요는 없다며 공감해 주더라.

―조 교수께선 대담 내내 5년의 변화를 확신했다.

조 교수=지금 교육이 한계라는 걸 학부모도, 교사도, 학생도 안다. 그런데 ‘나만 이탈하면 손해 볼 것 같다’는 불안 때문에 관성적으로 버틴다. 그런데 AI가 더 깊이 생활 속에 들어오면 공부 잘해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다. 체험 중심 교육 5년 전략을 세우자는 것이다. 단계적으로 설득하면 변화가 올 것이라고 본다. 한국은 위기에 강한 나라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정부 예산을 삭감하면서도 교육 예산은 늘렸다. 그 돈으로 학교에 컴퓨터를 놓고 인터넷을 깔아 교사들이 ICT(정보통신기술) 실무 훈련을 받을 수 있었다. 이것이 2000년대 초반 디지털 전환의 기초가 됐다. AI 시대에도 그런 결단이 나올 수 있다. 모두 준비해야 한다. 게임 중심, 경쟁 중심 체육은 환영받지 못한다. 체험 중심 교육, 생교육, 놀이 원리, 몸 교육이라는 개념을 5년 동안 사회에 스며들게 해야 한다. 이것은 인간다움을 지키는 문제다.

오 교장=현장 평가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과정과 태도, 공동체적 기여를 포함한 다면평가로 전환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체육 교사 역할도 새롭게 정의돼야 한다. 교육 과정에서 체육이 융합 교육 허브가 돼야 한다. 체육이 모든 교과를 연결하는 실이 되는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다행히 체험의 중요성을 받아들이는, 뜻있는 교사가 늘고 있다.

조벽 교수
1956년생
미국 노스웨스턴대 기계공학 석·박사
미시간 공대 교수 역임
현 고려대 석좌교수 겸 HD 행복연구소 소장
EBS 다큐프라임 ‘세계 최고의 교수’ 9인에 선정
교육부 정책자문위원
미래인재포럼 위원 및
국가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역임


오정훈 교장
1965년생
서울대 체육교육과 졸업
서울체육중 교감
이수중 교장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문화예술과 과장
서울시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 역임
현 서울 구룡중 교장
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회 위원장 및
사단법인 한국체육진로교육협회 회장


#교육#체육#AI 시대#학교 체육#체험 교육#통찰력#생태 스포츠 교육#체육 평가#놀이 원리#학생 건강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