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호기심 자극하는 옷” 발언 군무원에…法 “해임은 과도”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8일 14시 55분


부하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과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해임된 공군 군무원에 대해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만 해임 처분은 과도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최근 공군 5급 군무원 A 씨가 대한민국 공군 참모총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공군 항공우주의료원 건강관리검진센터 과장으로 근무하던 A 씨는 부하 직원들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부당한 언행을 했다는 이유로 공군본부 군무원 징계위원회의 의결과 국방부 장관 승인을 거쳐 2023년 7월 해임 처분을 받았다.

징계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A 씨는 2020년 여름 퇴근하려는 부하 직원의 복장을 보고 “그런 옷 입지 마라. 그런 옷 입으면 병사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하고, 2022년 7월 교통사고로 척추 압박골절을 입어 척추보호대를 착용한 직원에게 “가슴이 너무 강조되는 것 같다. 코르셋 입은 것 같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2023년 1월 부하 직원이 “제복 입으신 모습이 멋지다”고 말하자 “그럼 이혼한 장군을 찾아봐라”고 말하거나, 같은 해 2월 “미인계를 써서 타 부서 창고에 있는 라디에이터를 바꿔 달라고 요청해 보라”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수차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임기제 군무원들에게 재계약 여부를 언급하며 불이익을 암시하고 부서원들의 행정실 출입 시간을 제한하는 등 ‘갑질’에 해당하는 언행도 징계 사유에 포함됐다. A 씨는 해임 처분에 불복해 국방부 군무원 항고심사위원회에 항고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 씨의 발언이 일반인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희롱에 해당하고, 재계약을 언급하며 압박한 행위 역시 부당한 처우로 볼 수 있다며 징계 사유 자체는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성희롱 발언은 모두 신체 접촉 등을 수반하지 않은 언어적 성희롱에 불과하다”며 “성적 농담의 성격을 띠고 있어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남녀 간 성적 관계를 직접적으로 암시하거나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해 상대방을 농락하려는 취지의 발언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비위 행위들도 실제 부당한 요구나 처우가 동반되지는 않았거나 그로 인한 피해 정도가 현저히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해임은 군무원 지위를 곧바로 박탈하는 중징계로 그 불이익이 매우 큰 처분”이라며 “비위의 정도가 중하다고 볼 수는 있지만 개별 행위 자체는 비교적 경미해 강등이나 정직 등 다른 중징계로도 징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에게 인정되는 징계 사유에 비해 해임 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다”며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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