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이었던 김 모 씨(56·여)는 간교한 사람이었다. 그는 타인과 친분을 쌓는 데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잘 악용했다.
김 씨는 2018년 전남 목포의 한 마트에서 피해자 A 씨(50대 여성)를 알게 됐다.
A 씨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었다. 김 씨는 그런 외로움을 파고들었다.
그렇게 A 씨와 6년간 친분을 쌓은 김 씨는 본격적인 ‘가스라이팅’을 시작했다. 그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A 씨가 가족, 지인들과 인연을 끊도록 했다. 오로지 자기 말에 복종하도록 만든 것이다.
김 씨가 받아낸 복종 서약은 끔찍했다. ‘약속을 어길 경우 1000만 원을 준다’, ‘거짓말을 하면 10만 원씩 준다’, ‘가족의 전화를 받으면 죽음을 선택한다’, ‘10가지 약속 중 하나라도 어기면 손가락을 자르고 따귀를 100대 맞는다, 형사처벌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5월부터는 모텔로 A 씨를 불러 같이 지냈다. 김 씨는 A 씨가 돈을 주지 않으면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김 씨의 계속된 요구에 A 씨는 가족,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상납하기 시작했다.
김 씨의 손길은 동네에서 알게 된 남성 B 씨(59), C 씨(51)에게도 뻗쳤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남성들은 나이를 30대로 속인 김 씨에게 이성적 호감을 가지게 됐다. 김 씨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시키는 모든 일을 했다.
이들은 김 씨가 A 씨를 노예처럼 부리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를 김 씨의‘ 정당한 체벌’이라 여겼다. 김 씨는 A 씨와 마찬가지로 이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다. B 씨는 김 씨가 A 씨를 때릴 때 손이 아플 것을 염려해 직접 제작한 둔기를 건네기까지 했다. C 씨는 김 씨로부터 미움을 받을까 각종 가혹행위를 못 본 체했다.
반복되는 폭행과 갈취에 시달리던 A 씨는 같은 해 5월 결국 ‘모텔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극도로 화가 난 김 씨는 남성들을 불러내 A 씨가 ‘숨소리를 낼 때마다 때리라’고 지시했다. 지속된 폭력에 A 씨는 숨졌다.
이들은 A 씨 시신을 암매장하기 위해 차에 싣고 다니다 같은 해 7월부터 9월까지 방치하기까지 했다. 도피 기간 김 씨는 남성들과 생활했다. 돈이 떨어지자 B 씨는 땅을 팔아서, C 씨는 돈을 빌려 김 씨에게 헌납했다. 이 기간에도 김 씨는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며 남성들을 폭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인간에 대한 존중’이 있는지 의문이다. 피해자가 느꼈을 장기간에 걸친 신체적·정신적 고통, 수치심, 굴욕감, 무력감, 절망감은 감히 가늠하기도 어렵다”며 지난달 29일 김 씨에게 무기징역을, B 씨와 C 씨에게 각각 징역 25년, 27년을 선고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