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역대 2번째 짧았지만 15곳에서 시간당 100㎜ ‘물벼락’
가을엔 이틀에 한번씩 비…폭염 여파 ‘따뜻한 바다’ 겨울까지
강원 강릉시 오봉저수지가 바짝 말라붙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025.9.10 뉴스1
2025년은 기록상 두 번째로 더운 해였다.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집계돼 2024년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최근 3년이 모두 역대 1~3위에 오르며 고온 경향이 고착됐다. 무더위는 가을까지 길게 이어졌다. 바다도 예외가 아닌 게, 한반도 주변 해역의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7.7도로 최근 10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기상청이 6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5년 연 기후 특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온 상승은 계절 전반에서 뚜렷했다. 2월과 5월을 제외한 모든 달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특히 6~10월엔 5개월 연속 월평균기온이 역대 1~2위를 기록했다. 여름철(6~8월)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역대 1위, 가을철(9~11월) 평균기온은 16.1도로 2위였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이르게 확장하며 6월 중반부터 폭염과 열대야가 시작됐고, 고온은 10월까지 이어졌다.
전국 폭염일수는 29.7일로 역대 3위, 열대야 일수는 16.4일로 4위였다. 평년과 비교하면 폭염일수는 2.7배, 열대야 일수는 2.5배 많았다. 서울은 여름철 열대야가 46일로 관측 이래 가장 많았고, 강원 고산지대인 대관령에서는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이 발생했다. 강릉·전주·구미 등 20개 지점에서는 여름철 폭염일수 1위 기록이 새로 쓰였다.
2025년 전국 연평균기온 및 평년 편차 분포도. 기상청 제공
강수량 총량은 평년과 비슷했지만, 양상은 달랐다. 연 강수량은 1325.6㎜로 평년 수준이었으나, 비가 내리는 방식은 극단적이었다. 장마철은 남부지방 13일, 제주도 15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았다. 장마 기간 강수량과 강수일수는 모두 평년보다 적었지만, 여름철에는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집중됐다. 7~9월 사이 가평·서산·함평·군산 등 15개 지점에서 시간당 강수량 100㎜를 넘는 기록적인 호우가 발생했다. 폭염과 집중호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가을에는 비가 잦았다. 가을철 강수일수는 34.3일로 역대 2위였다. 9월과 10월에는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렸고, 강릉은 3일부터 24일까지 22일 연속 비가 이어지며 관측 이래 최장 기록을 세웠다.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차고 건조한 공기가 반복적으로 충돌한 결과로 분석됐다.
비가 많았던 해였지만 가뭄과 산불도 함께 나타났다. 봄철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겹치며 3월 하순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산불이 이어졌다. 같은 시기 전국 평균기온은 14.2도로 역대 최고였다. 강원 영동 지역은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가 모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장기 가뭄이 심화했다. 집중호우가 잦았던 지역과 가뭄이 이어진 지역이 뚜렷하게 갈리는 양극화도 확인됐다.
2025년 여름철·가을철 일별 전국 평균기온 시계열. 기상청 제공
바다의 변화도 이어졌다. 해수면 온도는 상반기에는 다소 낮았으나 하반기 들어 빠르게 상승해, 가을철 평균 22.7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1.4도 높았다. 여름철 이후 따뜻한 해류 유입이 지속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유의파고는 연평균 1.02m로 최근 10년 평균과 비슷했지만, 여름에는 낮고 겨울에는 높은 계절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다.
2025년 기후는 평균값만 보면 평년과 비슷한 지점도 있었지만, 실제 체감은 극단에 가까웠다. 더위는 길어졌고 비는 한꺼번에 쏟아졌다. 지역에 따라 물난리와 가뭄이 동시에 나타났고, 산불과 폭염이 같은 해에 반복됐다. 기상청은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 변동이라기보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경향의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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